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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박예진 기자]
롯데칠성(005300)음료가 지난해 9월 말 필리핀펩시를 인수하면서 올해 상반기 2조원을 상회하는 매출액을 올렸다. 외형 성장은 이뤄졌지만 필리핀펩시의 영업이익이 저조한 가운데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큰 내수 시장에서 소비가 위축되면서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올해 초 롯데칠성이 발표했던 가이던스를 충족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양산공장. (사진=롯데칠성음료)
낮은 필리핀펩시 수익성·내수시장 위축에 영업이익 축소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롯데칠성음료의 매출액(잠정)은 2조361억원을 기록하며 직전연도(1조4760억원) 대비 38% 급증했다. 지난해 10월 필리핀펩시 인수 효과 등으로 글로벌 시장 매출이 고성장세를 보이면서다.
지난해 9월 롯데칠성음료는 연 매출 약 1조원 규모의 '필리핀펩시(PCPPI)'를 종속자회사로 편입한 바 있다. 이는 4분기부터 매출과 영업이익 등 성과를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부문 매출액은 6963억원으로 필리핀펩시를 인수하기 전인 지난해 상반기 1370억원 대비 5배 이상 성장했다. 글로벌 매출 가운데 75.70%에 달하는 5271억원이 필리핀에서 발생했다. 이는 국내외 전체 상반기 매출과 비교해도 25.89%에 이르는 비중이다.
하지만 필리핀펩시의 영업이익률은 저조한 편이다. 2분기 영업이익이 67억원을 기록했지만 1분기엔 영업손실이 발생하면서 상반기 영업이익은 44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에 5000억원이 넘는 매출액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은 0.83%를 기록했다. 다만 2분기만 보면 필리핀펩시의 영업이익률은 2.34%를 기록했다.
필리핀펩시가 저조한 수익성을 보이는 가운데 영업이익 비중이 큰 내수시장에서 실적이 줄어들면서 롯데칠성의 수익성은 저하됐다. 내수 시장은 주류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긴 장마로 인한 잦은 강우와 일기불순뿐만 아니라 고환율에 따른 대외환경 악화와 사업경비 부담이 지속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특히 탄산·커피·생수·주스 카테고리에서 감소세를 보였다.
영업이익 2500억원 달성 목표…국내외법인 경영효율화 집중
이에 올해 초 롯데칠성이 제시한 실적 가이던스를 충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롯데칠성은 지난 2021년부터 매년 1분기 IR자료를 통해 별도기준 실적 가이던스를 제시해왔다.
2021년에는 별도 매출액 2조2890억원, 영업이익 1750억원를 목표로 한 가이던스를 제시한 바 있다. 롯데칠성은 그 해 매출액 2조3451억원을 기록하면서 가이던스를 충족시켰다. 영업이익은 1746억원으로 목표치에 근접했다. 2022년에도 가이던스로 제시했던 매출성장률 4~5%보다 높은 12.67%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6.15% 성장하며 가이던스인 15~20% 사이를 충족했다.
지난해에는 매출성장률 6~7%와 영업이익 18~23% 성장을 제시했지만, 매출액은 4.35% 성장한 2조7573억원, 영업이익은 3.35% 성장하는데 그쳤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충족하지 못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올해는 연결기준 매출 4조2000억원, 영업이익 2500억원 달성을 가이던스로 제시했지만 영업이익이 직전연도 동기 대비 감소한 가운데 상반기 매출액도 목표금액의 48.48%를 달성하는 데 그치면서 목표치 달성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3분기 본격적인 성수기가 도래한 가운데 순차적으로 음료 가격 인상이 이뤄지는 만큼 외형성장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실제로 2022년 분기별 매출액을 살펴보면 1분기 6263억원, 2분기 7622억원, 3분기 7843억원, 4분기 6690억원으로 3분기 실적이 가장 높았다. 지난해에는 3분기(8304억원)보다 4분기(9184억원) 매출이 더 높게 나타났지만, 1분기와 2분기는 각각 6798억원, 7962억원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매출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롯데칠성음료는 필리핀펩시의 매출 확대와 수익성 제고를 위해 △생산 △영업·물류 △관리 3개 부문으로 나눠 경영 효율화 작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생산 측면에서는 수요 예측, 재고 운영, 생산 계획에 이르는 업무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고 생산라인 개선을 통한 제조 경비 절감 등을 통해 효율성을 향상한다는 계획이다.
영업·물류 측면에서는 영업 전반 자원·조직·프로세스 개선으로 채널별 관점에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GTM(Go To Market) 전략을 통해 직접 조직을 강화하며 판매 채널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필리핀 현지 시장에서 제품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마운틴듀', '스팅(에너지음료)' 등에 영업 역량을 집중하고, 기존 수작업을 병행했던 업무 프로세스를 IT 인프라 구축을 통해 효율적인 업무환경 구축과 시스템 선진화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말 롯데칠성의 차입금의존도가 40.04%를 돌파하면서 수익성 강화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현재 보유한 총차입금 1조7079억원 중 1년 내 상환을 완료해야 하는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부채가 각각 1795억원, 3400억원으로, 두 비용을 합산하면 총 5195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2107억원) 보다 2배 이상 높은 편이다.
이와 관련, 롯데칠성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필리핀펩시 수익성을 국내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 노력 중"이라며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여름 성수기에 맞춰 판매채널 확대와 마케팅, 영업활동 강화를 통해 수익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