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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시청권 논란)①중계 종목 차별…마지막이 될 지상파 중계
파리올림픽서도 인기종목에 편성 몰려 볼 권리 위축
입력 : 2024-08-06 오후 5:09:16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9153㎞ 떨어진 파리에서 올림픽 경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영국 스포츠 배팅 플랫폼 OLBG 슈퍼컴퓨터는 한국이 금메달 5개, 은메달 6개, 동메달 5개를 획득해 종합 18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대회 12일 차에 금메달 11개를 따며 국민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올림픽 열기 고조와 함께 비인기 종목에 대한 시청권 문제도 불거졌습니다. 지상파 방송사들의 편성에 따라 볼권리가 위축된다는 지적인데요. 스포츠 중계권에 대한 방송 미디어 사업자들 간 쟁탈전이 지속되면서 향후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는 스포츠 이벤트의 보편적시청권 문제도 수면위로 떠 오르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2024 파리올림픽이 지난달 26일 개막했습니다. 중계권을 갖고 있는 지상파3사는 생중계와 특집프로그램 편성에 나섰는데요. 이번 올림픽에서도 중계 종목 차별 논쟁은 이어졌습니다. 인기 종목에 중계가 집중되면서 볼 권리가 침해됐다는 것입니다. 향후 볼 권리에 대한 논쟁은 더 가열될 수 있습니다.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는 올림픽이나 월드컵의 중계권을 유료방송을 시청해야 볼 수 있는 종합편성채널 JTBC와 구독료를 내야 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이 확보한 까닭입니다. 
 
파리 올림픽 금메달. (사진=뉴시스)
 
6일 업계에 따르면 파리올림픽 중계를 두고 지상파의 편성 문제에 따른 볼 권리 위축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중계권을 갖고 있는 지상파3사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안세영 선수의 배드민턴 여자 단식 조별 예선 경기를 생중계하지 않은 것이 시발점이 됐습니다. 세계 랭킹 1위인 안세영 선수의 경기를 기다리는 팬들이 있었지만, 여자 양궁 단체전 4강전 경기에 밀려 중계가 이뤄지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이날 KBS 1TV는 배드민턴 김원호, 정나은 선수의 혼합복식 조별 라운드 첫 경기를 중계한 이후, 뒤이어 신유빈·임종훈 선수의 탁구 혼합복식을 중계했고, 안세영 선수의 경기를 지연 중계했습니다. 30일 세계 랭킹 2위 펜싱 여자 에페 단체팀 8강전 역시 생중계되지 않았습니다. 지상파들이 모두 신유빈, 임종훈 선수의 탁구 혼합복식 동메달 결정전에 집중했던 탓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파리올림픽 중계 시 특정 종목의 경기를 과도하게 중복 편성하지 않고 순차적으로 편성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올림픽 개·폐막식과 한국 대표팀이 출전하는 결승전 등 국민 관심이 높은 경기의 경우에는 순차편성의 예외로 인정했습니다. 순차편성 권고는 방송법 제76조의5에 근거합니다. 방통위 보편적시청권보장위원회는 이번 파리올림픽 중계 관련 비인기종목 중계 시간의 확대와 시청자가 다양한 경기를 시청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중계방송사의 순차편성 필요성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시청자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편적시청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지만 올림픽 종목별로도 충족되지 못하는 상황인데요.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현실성 없는 조치에 인기종목 위주로 중계 편성이 이뤄졌다", "광고수익에 따른 편성이 이뤄졌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일반 국민의 볼 권리로 불리는 보편적시청권은 추후 진행되는 올림픽에서 논란이 가열될 수 있습니다. 현재의 종목별 볼 권리가 이벤트 자체를 볼 수 있느냐 없느냐로 확전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지상파 중심 중계권 확보가 진행돼 왔지만, 친선경기를 중심으로 중계권 확보에 나서던 종합편성채널이 올림픽 중계권을 확보한 영향인데요. 2026년 동계올림픽부터 2028년 LA 하계올림픽, 2030년 동계올림픽, 2032년 브리즈번 하계올림픽까지 중계권은 JTBC가 확보했습니다. 
 
보편적시청권은 방송법 제2조 25항에서 국민적 관심이 매우 큰 체육경기대회 그 밖의 주요행사 등에 관한 방송을 일반 국민이 시청할 수 있는 권리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방송법 제76조에서는 국민적 관심이 큰 체육경기대회 등 주요 행사에 대한 중계방송권을 다른 방송사업자에게 공정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도록 규정, 보편적시청권을 보장하고 있죠. 이에 방통위는 고시를 통해 보편적 시청권에 대한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올림픽은 방송법에 명시된 보편적시청권이 요구되는 이벤트이지만, JTBC가 확보한 중계권을 지상파에 재판매하지 않을 경우 유료방송 시청 가구만 시청할 수 있습니다. 이미 중계권료 상승으로 중계권 쟁탈전 과정에서 밀린 지상파가 올림픽 중계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국제적인 스포츠 중계권에 많은 회사가 입찰에 나서면서 중계권료가 껑충 늘어났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보편적시청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데요. 고민수 강릉원주대 법학과 교수는 "유료방송 등을 구독하지 않을 경우 국민적 관심 행사인 스포츠 이벤트를 볼 수 없는 행태는 보편적 시청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온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스포츠에 대해 보편적시청권이 적용돼야 할 바텀라인으로 설정하고, 이에 대해서는 국민 누구나 무료로 시청할 수 있도록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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