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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카카오게임즈(293490)가 최근
크래프톤(259960) 보유 주식을 바탕으로 교환사채(EB) 2700억원을 조달했는데 유동성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란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게임즈는 하반기에 신작 4종을 비롯해 내후년까지 다양한 신작을 출시할 예정인 만큼 이번 EB로 모집한 금액을 대부분 운영자금으로 쓸 계획이다. 아울러 수익성이 크게 저하된 상태에서 골프 사업 일부를 정리하고 본업인 게임에 투자를 집중해 체질 개선에 나설 전망이다.
크래프톤 보유 주식 전량 EB 발행해 유동성 '확보'
20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2회차 교환사채(EB)를 발행해 운영자금 2700억원을 조달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해당 EB 교환 대상은 기존에 보유한 크래프톤 주식 전량에 해당하는 83만3330주(1.74%)다. 만기는 5년으로 표면 이자율과 만기 이자율은 모두 0%다.
앞서 카카오게임즈는 2016년 3월 크래프톤 상환전환우선주(RCPS) 16만6666주를 주당 3만원에 총 50억원을 투자해 취득한 바 있다. 이후에 크래프톤이 5:1 비율로 액면분할을 하면서 카카오게임즈가 보유한 크래프톤 주식수가 83만3330주로 늘어났다. 현재 크래프톤 EB 1주당 가격은 32만4027원인 것을 감안하면 10배 넘게 주당가치가 오른 셈이다. 이에 따른 시세 차익은 약 2450억원{(83만3330주X32만4027원=2700억원) – (83만3330주X3만=약250억원)}에 달한다.
카카오게임즈 입장에서는 유동성이 악화된 가운데 실적까지 부진한 상황에서 현금성자산을 충당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던 것으로 비친다.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지난해 말 7866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7567억원으로 감소했다. 잉여현금흐름(FCF)도 2021년 2168억원에서 지난해 970억원으로 급감했다. 이에 유동비율은 지난해 말 143.7%에서 올해 상반기 81.55%로 축소됐다. 통상 유동비율이 100%를 넘지 못하면 불안정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 EB를 통해 발행한 27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재무 안전성을 제고하고 게임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1000억원, 내년 1700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앞서 연구개발비는 2022년 1450억원에서 지난해 1644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927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상반기 634억원보다 46.21% 상승했다. 매출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12.6%에서 올 상반기 19.2%로 확대됐다. 오는 하반기에만 신작 4종을 포함해 2026년까지 총 16종의 신작을 출시할 예정인 가운데 연구개발비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채무 상환 자금으로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021년 4월 5000억원 규모로 1회차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당시 표면 이자율과 만기 이자율 모두 0%로 발행된 만큼 사채권자들은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 차익을 기대하고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로 주가가 지속 하락했는데 지난 1월부터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가 가능해지면서 카카오게임즈는 3708억5425만원을 조기 상환해야 했다. 아직 사채 잔액으로는 925억원이 남아 있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이번에 교환사채를 발행한 것은 카카오게임즈의 지속 성장을 위해 재무 안정성 제고 및 게임 IP 확보를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스톰 게이트 (사진=카카오게임즈)
골프 사업 부진에 철수·게임 IP 개발에 '총력'
이번 EB 발행으로 카카오게임즈는 향후 게임 IP 개발을 위한 투자가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그동안 골프 사업에서 적자가 많이 났던 만큼 관련 사업을 축소하고, 게임 본업에 집중해 수익 구조를 안정화할 방침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번 2분기 역대 최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28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265억원보다 89.4% 감소했다. 당기순손실도 -117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 전환했다. 영업이익률은 2022년 15.32%에서 지난해 7.27%로 반 토막 났는데 이번 2분기 1.2%로 급감했다.
이처럼 수익성이 감소한 이유는 본업인 게임과 더불어 골프 사업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선 게임 매출은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오딘: 발할라라이징’이 하향세에 접어들면서 급감했다. 상반기에 선보인 ‘롬’과 ‘에버소울’도 아쉬운 성적을 거두면서 모바일 게임 매출은 지난해 2분기 1719억원에서 올해 2분기 1345억원으로 21.8% 하락했다. 여기에 골프 사업 매출은 2022년 1776억원에서 지난해 1469억원으로 17.29% 감소했다.
이에 카카오게임즈는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골프장 예약 플랫폼 카카오VX를 통해 영위했던 골프용품, 헬스케어 플랫폼, 대체불가토큰(NFT) 사업을 철수키로 했다. 일각에선 카카오VX 매각설도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사측은 아직 미정이라는 입장이다.
카카오VX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희망퇴직이나 매각에 대해선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없다"라며 "(사업은) 스크린 골프 위주로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을 아꼈다.
한편, 카카오게임즈는 3분기에 실시간전략시뮬레이션(RTS) 장르 신작 ‘스톰게이트’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날부터 25일까지 독일 쾰른에서 열린 글로벌 게임쇼 '게임스컴 2024' 에는 오는 11월에 국내 퍼블리싱할 '패스오브엑자일2'도 출품했다. 이어 라이온하트 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핵앤슬래시 로그라이크 모바일 게임 ‘발할라 서바이벌’도 4분기에 글로벌 출시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크로노 오디세이', '아키에이지2', '검술명가 막내아들'(가제)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