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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 이인제, 15년만에 정치적 고향 복귀?
24년간 11개 정당 거쳐..6선 동안 소속도 모두 달라
입력 : 2012-04-17 오전 11:04:55
[뉴스토마토 권순욱기자] '피닉제'(불사조를 뜻하는 피닉스와 이인제의 합성어)가 돌아왔다. 
 
18대 국회에서도 언론 노출이 적은 탓에 어느덧 대중들에게 잊혀진 존재였던 이인제 의원이 벌써 7선 국회의원으로 여론의 전면에 나타났다. 몰락 위기에 몰린 자유선진당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말이다.
 
 
이 의원의 정치인생은 파란만장하다. 16대와 17대 대통령 선거 당시 두 번의 경선불복 현재의 새누리당에서는 경선불복을 금지하는 '이인제법'을 만들기까지 했다.
 
이 의원은 한국의 거의 모든 정당을 거쳤다. 여·야와 무소속을 넘나들었다. 
 
1988년 13대 총선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이 이끌던 통일민주당 안양갑 후보로 국회에 등장한 이후 90년 3당 합당으로 민주자유당에 몸을 실었고, 92년 민자당 후보로 재선에 성공했다.
 
95년에는 첫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에 당선됐고, 당명을 바꾼 신한국당에 합류해 97년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했다.
 
이회창 후보에게 패배했지만 여론조사 지지율 30%를 믿고 신한국당을 탈당해 국민신당을 창당, 15대 대선에 출마해 낙선했다.
 
대선이 끝난 이듬해인 98년에는 새정치국민회의에 합류해 2000년 16대 총선에서 고향인 충남 논산·금산에 출마해 3선에 성공했다.
 
2002년에는 새천년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였지만 노무현 후보에게 패배하면서 또다시 탈당, 자유민주연합에 합류했다. 그리고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신한국당 당시 경선 불복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 바람속에서도 지역구를 지켜내며 4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자민련은 군소정당으로 추락했다. 이번 19대 총선에서 자유선진당이 5석으로 몰락한 것과 유사하다. 자민련은 국민중심당으로 옷을 갈아 입었고, 이 의원은 2007년 5월 국민중심당을 탈당하고 조순형, 김민석, 신국환, 장상 등 열린우리당과 구 민주당 계열 정치인들이 만든 민주당에 합류했다.
 
그리고 17대 대선에 출마했지만 이명박, 정동영 후보 등에 가려 득표율 1%도 넘기지 못한 채 몰락했다.
 
이 의원은 대선이 끝난 2008년 민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이 통합하면서 만든 통합민주당에 합류했다.
 
하지만 18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을 받지 못하자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고, 5선에 성공했다.
 
18대 회기중 무소속 국회의원으로 여론의 시야에서 사라졌던 이 의원은 2011년 10월 자유선진당에 입당했고, 이번 총선에서 6선에 성공했다. 그리고 당은 몰락 위기에 처했지만 6선의 관록으로 비대위원장에 오르면서 다시 한번 여론의 조명을 받고 있다.
 
그동안 이 의원이 거친 정당은 통일민주당(88년) -> 민주자유당(90년) -> 신한국당(95년) -> 국민신당(97년) -> 새정치국민회의(98년) -> 새천년민주당(2000년) -> 자유민주연합(2002년) -> 국민중심당(2004년) -> 민주당(2007년) -> 통합민주당(2008년) -> 무소속(2008년) -> 자유선진당(2011년) 등 11개 정당이다.
 
6선을 하는 동안 통일민주당(초선), 민주자유당(재선), 새천년민주당(3선), 자유민주연합(4선), 무소속(5선), 자유선진당(6선) 등 각기 다른 정당으로 한번씩 당선돼 한국 정치사에서 유일무이한 기록을 남기고 있다.
 
19대 대선을 8개월 정도 남겨둔 상태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대학원 원장의 출마설, 박근혜 대세론 등이 일고 있는 가운데 어떤 변화가 생길지 알 수 없는 상황이어서 이 의원의 정치적 행보가 어디로 향할지도 관심사이다.
 
만약 보수대연합이 이루어진다면 이 의원은 지난 97년 떠나왔지만 본래 몸담았던 정당으로 15년만에 되돌아 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 의원은 지난 16일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하면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보수연대의 필요성에 대한 질문을 받자 "지금 통합진보당은 스스로 좌파주의 정당이라고 하고 종북주의라는 비난에 대해서 크게 반발하지 않는다"며 "종북좌파 이념 노선을 가진 정당이고 그 정당과 불행하게도 과거에 중도노선을 걷고 있던 오늘의 민주통합당이 대선 정국에서 연대하는 것은 기정사실화 되어 있는 것 아닌가"라고 되물어 야권과는 선을 그었다.
 
이어 "우리 자유선진당이 그런 좌파주의나 종북노선에 반대하는 것은 틀림이 없으니 어떤 구도로 어떤 협력이 전개될지는 지금 제가 단정할 수는 없고 결국은 국민적 여망에 따라서 어떤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보수대연합의 가능성도 열어 놓았다.
 
이 의원이 15년만에 그의 정치적 고향으로 복귀하게 될지 여부는 향후 대선 구도가 어떻게 짜여지느냐에 달려있다.
 
권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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