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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의 '주판알'..HSBC 인수 '속도 안내는 속내' 들여다 보니
KDB다이렉트 예상밖 좋은 성적..오히려 지점 축소
입력 : 2012-06-29 오후 3:23:19
[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 산업은행이 홍콩상하이은행(HSBC) 인수와 과련 이런 저런 계산을 염두에 두고 '주판알'을 튕기고 있는 모양새다.
 
당초 산은은 6월까지는 인수계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세부적인 협상 문제로 시간을 끌고 있다.
 
산은이 세부적인 인수 조건이 안 맞을 경우 HSBC를 인수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게다가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의 합병에 대한 밑그림이 그려지면서 걸림돌로 작용하는 중복 지점 인수 '카드'까지 제시되고 있어 산은 입장에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어진 상황이다. 여유를 부리고 있다는 얘기다.
 
29일 금융당국 및 은행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HSBC 인수에 대한 최종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6월까지 인수절차를 마무리 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했지만 이 시한을 넘어서고 있다.
 
인수를 위한 실무적인 작업에 들어가 시간이 걸린다는 게 산은의 공식적인 설명이다.
 
산은 관계자는 “원래 6월까지 기본계약서를 교환하는 것으로 정했지만 자산 하나하나 따지다보니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HSBC 인수가 7~8월을 넘어설 수도 있으며 최종적으로 인수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론스타나 우리금융 매각 건처럼 판단이 안되는 경우가 있다”며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배경에는 현재 산은이 내놓은 개인금융 수신상품인 KDB다이렉트가 생각보다 성적이 좋게 나타난 영향이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68개 밖에 없는 지점을 가지고도 KDB다이렉트 수신고가 지난해 9월 출시이후 9개월만에 1조8000억원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당초 1조3000억원이 올해 목표였지만 2조원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200개까지 지점을 확대하려는 계획을 바꿔 120~130개로 줄였다.
 
산은 관계자는 “KDB다이렉트가 좋은 성적을 내면서 점포가 100개 안팎으로도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합병 시나리오에서 중복지점에 대한 인수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이 만약 중복지점을 인수해준다면 지점 구조조정에 대한 노조의 저항도 어느 정도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얘기다.
 
산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큰 원칙적은 HSBC를 인수하는 것이고 산은에게 유리한 국면이 전개되면 (우리금융 지점 인수를)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고재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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