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염현석기자]
S-Oil(010950)이 환율과 국제유가 하락으로 정유 사업부문에서 3470억원의 영업손실을 보이며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S-Oil은 31일 서울 공덕동 S-Oil 본사에서 열린 4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지난해 매출액 34조7235억원, 영업이익 8183억원, 당기순이익 610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인 2011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8.8% 늘었지만, 기업의 실질적 수익을 나타내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2%, 49% 급감했다.
S-Oil은 지난해 평균 정제마진이 2011년 대비 8% 감소했고, 2011년 5월 이후에는 환율마더 내림세를 보여 석유제품 가격이 하락, 영업손실 폭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지난해 9월 이후 국제유가가 하향세를 보이며 재고조정 과정에서 1000억원의 평가손실을 입었고, 환율 하락으로 300억~400억원 가량 손해가 있었다고 추산했다.
이날 공개된 S-Oil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역시 매출 8조3869억원, 영업이익 7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 86.2% 감소했다.
특히, S-Oil은 지분 33.6%를 보유한 한국실리콘이 법정관리에 들어감에 따라 투자지분 평가손실액 2358억원이 4분기 실적에 반영되면서 453억원의 세전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사업부문별로는 정유사업 부문과 윤활기유 사업부문의 하향세가 두드러졌다.
정유 사업부문은 지난해 347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어닝쇼크'를 이끌었다.
업계는 지난 2011년 47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S-Oil의 정유 사업부문 몰락을 원화강세, 정제마진 감소,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재고조정 평가손해로 분석했다.
S-Oil 관계자는 "정유부문 영업이익률이 -3%여서 팔 때마다 손해였다"며 "정제마진 하락으로 15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고, 국제유가와 환율 하락으로 지난해 3분기 대비 2000억원 손실도 기록했다"고 말했다.
윤활기유 역시 지난해 매출액 2조254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2011년에 비해 8.5% 감소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84% 급감한 3337억원으로 집계돼 실적 악화에 한몫했다.
조영일 S-Oil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인도와 중국을 중심으로 전년보다 10% 이상 신차 판매량이 기대되고 있어 윤활기유 시장 회복이 예상된다"며 "지난해 좋지 않았던 윤활기유 부분이 올 하반기로 갈수록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지난해 석유화학 사업부문은 전년도와 비교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3%, 72% 급증한 4조2970억원과 8319억원을 기록하며 그나마 위안을 삼을 만 했다.
증권가에서는 S-Oil의 실적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정유 사업부문이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올 1월 정제마진이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2월 이후 난방유 성수기 효과가 점차 소멸되면서 정제마진이 다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민경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역시 S-Oil의 석유화학 제품군들인 PX와 벤젠의 강세가 예상되고 윤활기유도 점차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며 "정유부문의 실적 회복이 올해 S-Oil 실적 반등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조영일 CFO는 "1분기 원유가격이 크게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돼 1분기 S-Oil 실적에 대한 유가 변동의 부정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정유 사업부문이 계절적 수요 증가와 우호적인 수급 변화에 힘입어 소폭이지만 마진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파라자일렌(PX)과 벤젠은 지난해와 비슷한 스프레드를 유지할 것"이라며 "윤활기유 시장도 점진적인 수요 회복으로 하반기부터 반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