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염현석기자] 최근 국제유가 상승으로 국내 휘발유 가격이 오름세로 전환된 가운데 그 속도가 하락 때보다 3배 넘게 빠른 것으로 나타나 '유가 비대칭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유가 비대칭성은 국제유가가 하락할 때 국내유가는 천천히 하락하지만, 반대로 국제유가가 오를 때는 국내유가가 지나치게 빠르게 상승하는 것을 뜻한다.
2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인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ℓ)당 1967.6원으로 나타났다. 국내 휘발유 판매가격이 상승세로 전환된 2월 이후 무려 48원이나 상승했다.
◇20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
반면 지난해 9월10일부터 이달 1일까지 국내 휘발유 판매가격은 144일 동안 ℓ당 106원 하락했다. 하루평균 0.7원 정도 하락한 셈이다.
상승시인 2월 들어 ℓ당 48원 상승한 휘발유 판매가격은 하루평균 2.5원 오른 것으로 가격 하락시와 비교하면 3배 이상 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경유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9월20일부터 이달 1일까지 국내 경유 판매가격은 134일 동안 ℓ당 96원 하락했다. 하루평균 0.7원 하락한 셈이다.
국내 경유 판매가격도 지난 1일부터 상승세로 전환됐는데, 19일 동안 32.5원 상승했다. 하류평균 1.7원 오른 셈이어서 경유 역시 3배 가까운 속도차이가 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서울시는 지난 1일 이후 ℓ당 100원 가량 상승해 전국에서 가장 큰 인상폭을 기록했다. 20일 현재 서울지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2075원이며, 서울시 강남구에는 ℓ당 2444원에 휘발유를 판매하는 주유소까지 등장했다.
이서혜 소비자시민모임 석유감시단 팀장은 "가격하락은 소비자들이 느끼지 못할 만큼 천천히 내려가면서 상승은 소비자들이 부담을 느낄 만큼 빠른 속도로 올라가고 있다"며 "정유사와 주유소들에게 가격상승 자제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ℓ당 2400원이 넘는 판매가격은 휘발유 주유소 판매가격을 공시한 후 처음있는 일"이라며 "이런 추세라면 휘발유 판매가격이 어디까지 올라갈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정유업계 관계자는 "최근 두바이유가 배럴당 113달러까지 오르는 등 2달 새 10달러 가까이 상승해 인상폭이 커졌다"며 "국내 휘발유 판매 마진은 2~3% 정도로 유통비용을 빼면 실상 한계치에 가까운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