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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 '청와대 요약보고' 의혹, 이미 언론보도도 있었다
지난해 <조선일보>도 '청와대에 요약보고서' 보도..원본 나타나면 국정원본 조작 여부 확인돼
입력 : 2013-07-25 오전 11:49:25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이명박 정부에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끼워 맞춘 요약본을 만들었고, 이를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박범계 민주당 의원의 폭로와 관련 당시 이미 관련 언론보도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정권의 대화록 '조작' 및 '대선 활용' 의혹이 한층 더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사진)은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국가정보원 국정조사특별위원회 법무부 기관보고에서 권영세 주중대사의 녹취록을 추가로 폭로하며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권 대사가 지난해 12월10일 "원세훈으로 원장 바뀐 이후로 기억하는데 내용을 다시 끼워 맞췄다. 그 내용을 가지고 청와대에 요약 보고를 한 거지. 그게 어떤 경로로 정문헌한테 갔는데" 등의 말을 했다고 폭로했다.
 
박 의원의 폭로는 이명박 정부 원세훈 국정원이 대화록을 짜집기해 왜곡·편집했고, 이것이 청와대에 보고가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지난 대선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NLL 포기 의혹을 시작한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이 본 것도 조작된 요약본이라는 말이 된다.
 
이에 새누리당 위원들은 즉각 반발했다. 권선동 의원은 신기남 국조특위 위원장에게 "박 의원에 경고를 해달라"면서 "사전에 합의 안 된 국조와 관계 없는 질의가 나오면 의사진행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미 지난 2012년 10월11일 <조선일보>는 박 의원의 폭로와 비슷한 내용을 '여권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조선일보>는 당시 'NLL 주장 않겠다는 노(盧) 발언 요약 보고서, 청와대 올라왔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직접 봤다'는 여권 고위 관계자의 입을 빌어 "NLL을 주장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노 대통령 발언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 기사의 제목은 박 의원의 폭로와 일치하고 있다.
 
국정조사에서 박 의원이 제기한 의혹은 지난해 보도된 <조선일보>의 기사를 통해 이미 세간에 알려졌던 셈이다.
 
결국 이명박 정부 원세훈 국정원은 마치 노 대통령이 NLL을 포기한 것처럼 왜곡한 대화록 요약본을 만들었고, 이를 새누리당 관계자들이 본 후 대선 쟁점으로 부각시켜 선거에 활용했을 가능성이 더욱 커진 셈이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 이후 국가정보기관의 대선 개입 사실이 드러나자 다시 한 번 NLL 카드를 꺼내 물타기를 시도했고, 현재도 참여정부에서 이관한 기록물 중 유독 '대화록'만 실종된 사태를 맞고 있어 정부여당은 톡톡한 효과를 보고 있는 중이다.
 
MB정부의 원세훈 국정원에서 내용을 바꾼 대화록을 만들고 이를 요약한 보고서를 청와대에 올렸다는 폭로가 신빙성을 얻게 되면 대화록 유실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는 새누리당에 쏠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작되지 않은 원본 대화록이 나타나 비교해보면 국정원 대화록의 편집 여부가 고스란히 드러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기사에 인용된 여권 고위관계자는 본인이 정상회담 대화록 봤다고 한 것으로 나온다.
 
이는 대화록을 여권이 이미 대선 이전 들여다 봤다는 의미로 불법적 열람일 가능성이 큰 동시에 국정원과 새누리당 정권의 커넥션을 의심케 한다. 지난 대선이 관권선거 아니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또 박 의원의 폭로와 <조선일보>의 보도가 '청와대 요약 보고서' 등 같은 내용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기사에 인용된 익명의 '여권 고위 관계자'가 권영세 주중대사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25일 경찰청 기관보고를 실시하는 국정원 국정조사특위의 향후 진행과정에서 이러한 의혹들이 명확히 밝혀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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