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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추위와 붕괴 위험..40년 된 온기 없는 재건축단지들
재건축·재개발 사업부진..추위·안전 보장안돼
입력 : 2013-12-29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추워 추워. 문 닫아도 바람이 자꾸 들어오더라고... 보일러? 돈 나가잖아." (용산 서부이촌동 거주 70대 김 모씨)
 
"보시다시피 애들이 돌을 던졌는지 (유리창이) 깨졌어요. 재건축 한다는데 돈 내서 고치기도 그렇고 안 고치기에는 애들 걱정도 되고...그래서 일단 돗자리라도  대놨어요. 여기저기 문풍지, 실리콘으로 틈새 다 막아놨고…" (강동 한 재건축단지 거주 30대 이 모씨)
 
재건축·재개발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은 겨울 매서운 한파가 시작되면서 잠을 못이루고 있다. 특히 이주를 앞둔 지역은 더하다. 주민들은 어차피 허물어지 것 아깝게 돈 주고 고치느니 그냥 산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속사정은 다른 경우가 많다. 넉넉치 못한 주머니 사정 때문에 깨진 창문을 테이프로 메우거나 문틈 바람을 막기 위해 짚이나 돗자리로 얼기설기 덧대 놓은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집안에 온기가 돌리 만무하다.
 
◇재개발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에 한 주민이 창문에 짚을 엮어놨다. (사진=문정우기자)
  
서울 강동구의 재개발 지역에 위치한 2동짜리 60가구 한 아파트는 밤중에도 단 한 집만 보일러를 작동한다. 대부분 집에 불이 켜져 있었지만 단 한 가구만이 난방을 뗀다. 
 
무엇보다 큰 걱정은 붕괴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단지는 지은지 40년이 다 됐다. 곳곳에 균열이 있어 한파로 인한 붕괴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주민들은 불안하지만 매해 반복되는 수도관, 양수기의 동파를 방지하기 위해 옷이나 수건으로 감싸두는 게 겨울나기의 고작이다. 이것 외엔 뚜렷한 대책도 없고, 여유도 없다.
  
◇재건축 아파트 내 양수기함. (사진=문정우기자)
  
건축공학 전문가는 "오래된 건물에 금이 가 있는 경우 그곳에 빗물이나 눈이 스며든다면 콘크리트 부피가 커져(동결용해) 붕괴 위험성이 높아지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라고 이 같은 위험한 단지들이 방치되고 있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재건축·재개발 지역 몇몇 주민들은 시와 당국의 대책 마련을 기다리고 있다.
 
한 재건축 단지 인근 공인중개사 대표는 "재건축 대상지역인데도 사업성 명목으로 진행이 잘 안되고 있어 수리도 제대로 못한다"며 "재건축사업에 정부나 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민간아파트 관련 한파지원은 계획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시 관계자는 "민간 아파트에 대한 지원은 소관이 아니다. 다만 겨울철 관로시설 동파방지 예방 등 기본적인 지원은 이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용산 서부이촌동의 한 오래된 아파트. (사진=문정우기자)
문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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