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안철수 신당 창당 준비기구인 새정치추진위원회에 합류한 윤여준 공동위원장은 5일 "안철수의 등장은 3세대 정치의 등장"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윤 위원장은 이날 안 의원과 함께 서울 여의도 새정추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누리당을 1세대 정치, 민주당을 2세대 정치로 지목하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기존 정치와의 다름을 통해 국민적 반감을 기대와 열망, 참여로 이끌어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윤 위원장은 다만 새정치, 즉 3세대 정치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정의된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자리에서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또 안 의원이 고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 논란이 인 것을 두고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옹호했다.
다음은 윤 위원장 및 안 의원과 기자들이 나눈 일문일답.
-윤 위원장은 그간 민주당 행사에서 문재인 의원을 많이 비판했다. 문 의원에 대한 실망감이 안 의원을 택한 이유가 된 건 아닌가.
▲그런 건 관계가 없다. 민주당 의원들이 구성한 포럼에서 와서 발표를 해달라고 해서 몇 번 얘기한 적이 있다. 나는 어디를 가더라도 할 말을 주장하는 사람이라 내 생각을 솔직하게 얘기한 것이다. 민주당이 들으면 언짢을 얘기도 했다.
-1세대·2세대 정치를 말했는데 그럼 안철수의 새정치는 3세대 정치인가. 내용과 지향점 등은 나온 것이 없는 것 같다.
▲안철수의 등장은 3세대 정치의 등장이다. 3세대 정치에 대해 정의된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자리에서 말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개인 생각이다. 안 의원이나 공동위원장들의 말을 충분히 들어야 하고 보완해야 한다. 다음에 말을 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최근 새정추가 고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방문한 것을 두고 진보진영에서 논란이 있었는데 어떤 생각인가. 그리고 공동위원장이 아니라 개인의 입장에서 봤을 때 지방선거 전에 창당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보나.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선 전 문재인 후보와 만난 날도 박근혜 후보가 과거의 역사에 대해 사과한 날이었다. 그래서 문 후보도 박 후보가 진정성이 있는 사과를 하면 참배를 한다고 했고, 약속을 지켰다고 생각해 요구했는데 끝내 참배하지 않더라. 내가 중간에 문제를 제기한 일이 있었다. 당내 이견이 있어서 쉽지 않다는 고충을 말한 적이 있는데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방선거 같은 전국선거를 할 때는 창당을 하고 후보를 공천해서 선거를 치르는 것이 맞다. 그런데 당위성이 있다고 해서 당을 만들 수 있느냐는 건 다른 문제다. 상당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 김영삼·김대중 같은 분들은 당을 쉽게 만들었는데 왜 가능했냐면 확고한 지역적 기반과 오랜 정치활동으로 충성한 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안철수 의원처럼 정치를 새로 시작하는 입장에서는 당을 새로 만드는 것이 어렵다. 6개월도 안 남은 지방선거이기에 물리적으로 당을 창당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원론적으로는 창당하는 것이 맞다.
-새정추 추가 영입 대상으로 김성식·박선숙 전 의원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인가.
▲(안철수) 여러 분들과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적절한 시기에 말하도록 하겠다. 제가 소개를 드리게 되면 누구인지 아시게 될 것이다.
-과거 윤 위원장이 안 의원의 멘토 역할이었다면 이번에는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인지 두 분의 말씀을 듣고 싶다.
▲(안) 공동위원장 가운데 한 분이다. 우리가 정례적으로 공동위원장단 회의를 갖는다. 바로 내일인데, 그 문제에 대해 다같이 뜻을 모아 역할을 분담해서 체계적으로 일을 진행할 계획이다. 내일 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을 알려주겠다.
(윤) 나는 그동안 많은 직함을 가졌지만 아직 공동위원장은 한 적이 없다. 공동위원장이라는 자리에 만족한다.
-윤 위원장과 안 의원은 상당 기간 동안 교류가 없었던 것으로 아는데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궁금하다.
▲(윤) 8월 초에 오랜만에 만난 뒤 5개월 사이에 8번 정도를 만난 것으로 기억한다. 그 과정에서 느낀 게 안 의원이 굉장히 집요해졌다는 것이다. 3년 전 청춘콘서트를 진행하고, 끝난 뒤 활동할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받은 인상은 두 번은 몰라도 세 번은 같은 부탁을 안 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끈질기게 하는 것을 보고 이 양반이 굉장히 변했다고 느꼈다.
그리고 굉장히 강인해졌다는 인상도 받았다. 콘서트를 할 땐 잘못하면 깨질 것 같은 연약하고 순수함을 느꼈는데, 한국정치가 사람을 쉽게 오염시켰는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강인해졌더라. 또 현실정치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더니 보는 눈도 그때와 수준이 많이 달라졌다.
(안) 윤 위원장께서 잘 몰라서 그러시는 건데 저는 원래 집요한 사람이 맞다.
-대선에서 기초의원 공천제 폐지를 공약했다. 지방선거 전에 창당을 하면 공천을 안 할 것인가.
▲(안) 우선 당선된 박근혜 대통령도 공약이 기초공천 폐지였고, 문재인 후보도 같은 공약을 했다. 그럼 이제 우리의 의견과는 상관없이 약속은 지키는 게 맞다고 본다. 정치권이 얼마나 국민들께 약속을 지키는지 알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정당공천제라는 생각이다.
(사진=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