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13일 신년 기자회견은 민생에 방점이 찍힌 가운데 새누리당 정권 국가기관들의 대선 불법 개입 의혹에 대한 특검 관철 의지를 드러냈다. 아울러 6.4 지방선거에서의 야권연대 여지를 남겨뒀다.
지난해를 강타한 "안녕들 하십니까"로 말문을 연 김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회견에 대해 "민생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것 같아서 놀랐다"며 "대다수 국민들에게는 매우 공허하게 들렸을 것"이라고 혹평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경제민주화와 복지가 절실하다"며 "민주당은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민생과 경제를 챙길 것"이라고 부각시켰다.
그는 또 박 대통령의 '비정상의 정상화'에 빗대어 "세상에 대선 불법 개입 사건만큼 비정상적인 일이 또 어디에 있겠냐"라면서 "특검을 불관용의 원칙에 따라 반드시 관철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불거진 철도 및 의료 민영화 논란에 대해서는 "민주당은 민생을 위해 시장에 맡겨서는 안 되는 가치들을 지키는 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이처럼 김 대표는 정쟁적 요소는 최대한 지양하면서 민생과 민주주의라는 두 개의 원칙에 입각한 메시지 전달에 주력했다.
5개월도 남지 않은 지방선거와 관련해선 "새누리당에게 어부지리를 주는 것에 대해서는 아마 다른 분들도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로 야권의 분열을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정의당과 안철수 무소속 의원 측이 연대에 선을 그어 각자도생이 관측되는 상황에서 제1야당의 수장이 직접 불씨를 남긴 셈이다.
김 대표는 "기초선거에서의 정당공천 폐지나 지난 대선 불법 개입 의혹 특검 도입에서는 동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정치혁신과 새정치에 대해서는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야권의 재구성이 필요하게 된다면 민주당이 나서서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사진=박수현 기자)
야권의 지지기반인 호남과, 새누리당과의 승부가 가능한 지역인 수도권 등지에서 분열로 인한 자멸만큼은 안 된다는 우려로 풀이된다.
그러나 안철수 신당이 창당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는 점에서 후보 단일화 논의나 야권의 재편 같은 국면은 최소 각 지역에서의 여야 라인업이 완성될 때까진 본격화되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 안 의원 측은 김 대표의 신년 회견에 대해 선거에 관한 부분은 언급하지 않고 "야당 대표의 고뇌가 담긴 기자회견"이었다는 정도로만 평가했다.
새정치추진위원회 금태섭 대변인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김 대표의 복지·민생론에 공감하면서도 오는 15일 새정치추진위원 인선을 발표한다고 예고했다.
당분간 양측의 경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한편 새누리당은 ▲철도·의료 민영화 ▲특검 ▲정치혁신 등에 있어 "우리와 인식이 다르고 잘못된 인식에 근거한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유일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새해에는 국정 발목잡기를 위한 분열의 정치가 아닌 국민의 행복을 위한 민생정치를 위해 여야가 협심하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