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서울 동작을은 노회찬 정의당 후보로, 경기 수원병(팔달)·정(영통)은 각각 손학규·박광온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단일화가 이뤄지면서 종반에 접어든 7.30 재보궐선거의 판세가 출렁이고 있다.
사전투표가 시작되기 하루 전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이 '후보 결단' 차원의 부분적 연대를 성사시키면서 수도권 전패 위기에 몰렸던 야권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형국이다.
다자구도에서 패색이 짙었던 동작을과 수원 팔달·영통이 양강 대결 형태로 전환됨에 따라 야당 단일후보들이 새누리당 후보와의 격차를 좁혀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野 단일후보들 일제히 사전투표..수도권 반격 시작
동작을의 노회찬 정의당 후보, 팔달의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영통의 박광온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사전투표가 시작된 25일 나란히 한 표를 행사했다.
매번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던 재보선 특성을 감안해 투표 참여를 독려함과 동시에 단일화 소식을 적극 홍보, 야권 지지층의 결집을 도모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노 후보는 사당2동 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실시한 뒤 나경원 새누리당 후보가 출마 결정이 늦어져 선거인단에 포함되지 못한 약점을 겨냥해 "객관적으로 제가 한 표 앞서고 있다"고 공격했다.
노 후보는 이어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자신을 단일후보로 만들어준 기동민 전 후보와 함께 남성시장과 흑성시장 일대를 돌며 선거운동에 매진했다.
공표 금지 전까지 알려진 여러 여론조사에서 나 후보에 10%p 안팎으로 뒤쳐지고 있던 노 후보는 마지막 주말을 활용해 최대한 격차를 줄여 막판 역전극을 쓰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노 후보로의 동작을 단일화로 '수원벨트'에 더 전력을 기울일 수 있게 된 새정치민주연합은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투톱이 영통 지역을 방문해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캠페인을 벌이며 유권자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가 25일 수원정(영통) 지역에서 박광온 후보와 함께 사전투표 독려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박광온 후보 캠프)
영통1동 주민센터 근처에서 김 공동대표는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 투표하지 않으면 바뀌지 않는다. 투표해야 바뀐다"고 강조했고, 안 공동대표는 "오늘과 내일 가까운 동사무소에 주민등록증만 가지고 가시면 투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안 공동대표와 캠페인에 참여한 박 후보는 "투표를 포기하는 것은 우리의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다. 반드시 투표해달라"고 호소한 후에 사전투표를 실시했다.
박 후보는 전날 천호선 정의당 후보의 지지선언과 후보직 사퇴로 임태희 새누리당 후보와 섣불리 최종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치열한 접전 중인 것으로 보인다.
남경필 경기지사가 내리 5선을 한 전통적 여당 강세 지역인 팔달에서 김용남 새누리당 후보와 맞붙는 손 후보는 사전투표 이후 유세차량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지지를 호소했다.
손 후보는 "유권자 한 분 한 분의 소중한 투표로 팔달의 정치, 나아가 대한민국의 실종된 정치를 바로잡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손 후보는 아울러 "팔달은 (손학규) 정치인생의 마지막 지역구"라면서 "새로운 정치 1번가 수원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새누리, 막판 최대 변수 떠오른 단일화 효과 차단 부심
이처럼 야권이 단일후보 교통정리에 성공하고 총력을 펼치자 새누리당은 재보선 막판 최대 변수로 떠오른 단일화 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부심하는 모습이다.
이날 충남 서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김무성 대표는 "동작을 야권 단일화는 정도에 맞지 않고 당의 지지자와 국민을 우롱하는 전형적인 구태정치"라고 비난했다.
김 대표는 "정당이 선거를 포기하는 것은 스스로 정당임을 포기하는 것"이라면서 "선거 승리만을 위한 정략은 결코 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함진규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을 통해 "노회찬을 지킨 정의당, 수원벨트를 지킨 새정치민주연합"이라고 이번 단일화를 규정했다.
그러면서 그는 "2010년 지방선거부터 온갖 선거에서 단일화를 일삼은 비겁한 야권의 말로를 이제 국민들께서 결정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