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쿠젠의 손흥민. (사진=스카이스포츠)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손세이셔널' 손흥민(22·레버쿠젠)이 유럽 무대에서 팀 해결사로 우뚝 섰다.
손흥민은 5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페트로프스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201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C조 4차전 제니트(러시아)와의 원정경기에서 혼자 2골을 터뜨리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승점 3을 추가한 레버쿠젠은 총 승점 9점으로 조 선두 자리를 지키는 동시에 16강 진출에 가장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본선에서만 3번째 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레버쿠젠의 확실한 해결사로 자리매김했다.
한국 선수가 챔피언스리그 본선에서 1경기 2골 이상의 '멀티골'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2일 챔피언스리그 C조 2차전 벤피카(포르투갈)와의 경기에서 본선 첫 골을 넣은 손흥민은 이날 양발로 골을 터뜨렸다.
이날 왼쪽 측면 공격수로 출전한 손흥민은 전반부터 날카로운 슈팅을 날리며 활약했다.
후반 23분 손흥민은 동료 벨라라비가 살짝 흘려준 공을 페널티박스 왼쪽 바깥쪽에서 받아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약 23m 이상 되는 거리에서 손흥민이 찬 공은 곡선을 그리며 휘어져 상대 골키퍼가 손을 쓸 수 없는 공간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어 후반 28분 역습 상황에서 슈테판 키슬링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페널티박스 정면 바깥쪽에서 공을 받아 수비수 1명을 제치고 왼발로 낮게 깔아 차 추가골을 넣었다. 완벽한 타이밍과 예측할 수 없는 방향의 슈팅으로 상대 골키퍼는 다이빙조차 하지 못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UEFA 홈페이지에 실린 인터뷰에서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처음으로 2골을 넣은 것은 매우 특별하다. 놀라운 일이다"라며 "원정경기에다 상대가 홈에서 강하기 때문에 더 힘들었다. 전반전에 조급하게 경기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는 "후반 들어 우리의 실력을 제대로 보였는데 우리의 플레이를 펼친다면 이길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취재진이 '이번 경기의 영웅이 됐다'고 말하자 손흥민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팀 전체가 승점 3점을 위해 열심히 싸웠다. 팀 전체가 영웅이다"라고 답했다.
UEFA는 손흥민을 '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