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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이부진 손잡았다…세계 최대 도심형 면세점 청사진 제시
2만7400㎡ 면적·3만7600㎡ 연계시설…'시장 독과점 부정여론 회피용' 지적도
입력 : 2015-05-25 오후 2:08:19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손잡고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을 위한 구체적 청사진을 제시했다. 넓은 부지를 활용해 세계 최대규모의 도심형 면세점 'DF랜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정 회장과 이 사장은 25일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 예정지인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합작법인 출범식을 열고 합작법인 HDC신라면세점㈜의 공식 출범을 선언했다. HDC신라면세점 DF랜드는 한류, 관광, 문화와 쇼핑이 한곳에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듀티프리(Duty Free·면세) 지역'을 의미한다.
 
HDC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중국 싼야(三亞) 하이난의 세계 최대 면세점인 CDF몰(7만2000㎡)은 리조트형으로 조성됐지만 HDC신라면세점은 세계 최대의 도심형 면세점으로 차별화해 동북아를 대표하는 거점형 면세점으로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HDC신라면세점의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예정지로 선정된 용산 아이파크몰 전경. (사진제공=HDC신라면세점)
HDC신라면세점은 현대산업개발과 계열사 현대아이파크몰이 각각 25%, 호텔신라가 50%의 지분을 출자하며, 200억원을 초기 자본금으로 시작해 1차년도에만 총 3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공동대표에는 양창훈 현대아이파크몰 사장과 한인규 호텔신라 운영총괄 부사장이 선임됐다.
 
세계 최대의 도심형 면세점인 'DF랜드'를 콘셉트로 총 6만5000㎡의 면적을 면세점 사업에 활용해 동북아를 대표하는 거점형 면세점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또 강북과 강남 등 서울 모든 지역을 아우르는 광역 면세점을 표방하며, 인접한 면세점이 없는 입지 여건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관광 산업의 확장성'에 무게 중심을 잡았다. 서울을 도쿄와 홍콩, 하이난, 타이페이 등 동북아 주요 도시와의 경쟁 우위를 갖는 세계적인 쇼핑도시로 키워 나간다는 포부다.
 
총 면적 6만5000㎡ 중 2만7400㎡에 400여개의 브랜드가 들어서는 국내 최대의 면세점을 세우고, 나머지 3만7600㎡에는 한류 공연장, 한류 관광홍보관, 관광식당, 교통 인프라와 주차장 등의 연계 시설을 새로 조성키로 했다.
 
먼저 대형버스 400여대를 동시에 댈 수 있는 주차장으로 확대 조성하는 한편, 대형버스 전용 진입로를 개설해 기존 서울 시내면세점들의 문제점으로 꼽혔던 고질적인 주차난을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밖에도 2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한류 공연장을 조성하고, 국내 대형 연예기획사의 콘텐츠를 활용한 한류 전시관을 짓는다. 또 200명의 관광객이 한번에 식사할 수 있는 대형 관광식당도 문을 연다.
 
28만㎡에 달하는 대형 복합쇼핑몰의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큰 강점이다. 아이파크몰에 들어선 백화점과 대형마트, 전자상가, 식당·커피숍 등은 면세점을 중심으로 통합 마케팅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내국인 위주로만 이뤄지던 쇼핑객 이벤트도 외국인 대상으로 확대해 '몰링(malling) 관광'을 실현하며 각 국가별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캐릭터·대중 문화 전시도 상설화된다. 2017년에는 연결 통로로 직접 연결되는 1700여 객실의 국내 최대 비즈니스 호텔 단지가 완공되는 등 쇼핑과 관광, 식사, 숙박, 주차가 한번에 이뤄지는 '원스톱 면세 관광'이 실현된다.
 
이 같은 '기반시설'에 서울 중심이라는 입지적 강점이 더해져 명동과 종로, 신촌, 강남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서울 관광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해낸다는 계획이다. 또 중국 최대 여행사와 협조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코레일과는 철도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지방 관광 활성화에 이바지할 계획이다.
 
특히 용산역에서 운행되는 KTX호남선과 ITX청춘을 따라 이어진 지방 자치단체와 협력해 면세점 방문객의 지방 관광과 면세점 매장 내 지역특산품 전용관을 설치해 홍보와 판매를 지원키로 했다.
 
지역 상생에도 주안점을 둬 일본 도쿄의 '아키하바라'를 모델로 용산이 IT·전자 관광의 중심지로 부활하도록 힘을 보탤 예정이다. 용산 전자상가와 공동으로 외국 관광객 대상 마케팅을 펴고 각종 홍보와 고객망 지원에도 나선다. 관광객들이 면세점과 전자상가를 편하고 빠르게 오갈 수 있도록 연결 시설을 리뉴얼하고 노후된 상가 개보수도 지원하는 등 침체된 전자상가에 활력을 불어넣어 지역 상권으로부터 환영 받는 면세점이 된다는 계획이다.
 
양창훈, 한인규 HDC신라면세점 공동대표는 "서울이 세계적인 쇼핑도시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세계 최대규모의 도심형 면세점인 DF랜드를 세울 것"이라며 "관광산업의 외연 확대를 통해 전국 2000만 외국인 관광객 시대를 여는데 앞장서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호텔신라가 주체로 나서는 데 대한 따가운 시선도 있다.현재 국내 면세점 시장은 롯데 52%, 신라가 31%로 국내 면세점 시장의 83%를 양사가 차지하고 있다. 신라가 현대산업개발과 손잡고 새로운 법인을 만든 실질적인 이유다. 지금처럼 면세점 유치 경쟁률이 3.5대 1에 이르는 상황에서 시장의 31%를 차지하고 있는 신라면세점에게 단독으로 면세 사업권을 부과하면 안된다는 부정적 여론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란 분석이다.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이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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