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와 전자 업계간 협업이 줄을 잇고 있다. 정보통신 기술을 융합한 '커넥티드 카' 시장 선점을 위해 플랫폼 적용부터 기술 공동개발까지 시너지 극대화 노력이 한창이다.
지난 25일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사흘간 개최된 'CES 아시아' 현장은 마치 모터쇼 현장을 방불케 했다. 아우디와 벤츠를 비롯해 폭스바겐, GM 등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이 커넥트 카 기술을 대거 선보이며 부스를 메웠기 때문이다.
◇CES 아시아에 꾸려진 폭스바겐(왼쪽)과 메르세데스-벤츠(오른쪽) 부스 전경.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모터쇼 못지 않은 규모의 부스를 마련했다.(사진=뉴스토마토)
더이상 자동차와 전자가 떼어놓을 수 없는 산업군이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장이었다는 평가다.
특히 아우디는 자동차 업체 중 가장 큰 규모의 부스를 마련하고 루퍼트 슈타틀러 회장을 기조연설자로 앞세우는 등 한껏 힘을 실었다.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 카 기술을 탑재한 'R8-이트론'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 아우디는 중국 화웨이와 커넥티드 카 기술 공동 연구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 체결을 발표했다.
◇아우디가 ‘CES 아시아 2015’에서 화웨이와 상호 연결된 미래 자동차 기술의 공동 연구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 체결을 발표하고 있다.(사진=화웨이)
커넥티드 카는 주행 중 무선인터넷은 물론 IT기기와 연계한 다양한 편의기능을 제공하며 업계 지각변동을 예고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오는 2020년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커넥티드 카의 비중이 20%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완성차 업체부터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전자업계까지 시장선점을 위한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커넥티드 카의 핵심인 운영체제(OS)는 애플과 구글이 주도하고 있다. 애플은 현대·기아차, 벤츠, 볼보 등과 제휴를 맺고 사업을 진행 중이고 구글 역시 지난해 '오픈 오토모비티브 얼라이언스(OAA)'를 구축해 폭스바겐, 아우디, 혼다, GM 등과 연을 맺고 있다.
이같은 협력 관계는 최근 들어 서서히 결실을 맺고 있다.
현대차(005380)가 26일(현지시간) 북미에서 자동차 업체 중 최초로 안드로이드 오토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알린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볼륨 차종인 쏘나타에 먼저 탑재돼 선보여질 안드로이드 오토는 향후 적용 차종을 확대할 예정이다.
GM은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신형 스파크에 애플의 카플레이 지원 기능을 탑재할 예정이며, 르노삼성과
쌍용차(003620)는 스마트폰에 탑재된 기능을 자동차 내비게이션 화면에 구현할 수 있는 '스마트 미러링' 기능을 탑재한 차량을 출시 중이다.
◇GM은 올 하반기 출시될 쉐보레 신형 스파크에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한다.(사진=한국지엠)
국내 전자업체 중에는
LG전자(066570)의 활동이 가장 눈에 띈다. 올해 1분기 자동차 부품 사업부의 첫 단독 실적을 공개한 LG전자는 지난해 12월 메르세데스-벤츠와 스트레오 카메라 시스템 개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올 1월 GM에 4G LTE 통신모듈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구글의 무인주행자동차에 배터리팩을 공급하고 폭스바겐 그룹 컨셉트카 '제아'의 기술 협업을 진행하는 등 점차 활동 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