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침체를 지속하고 있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다채로운 색상의 차량들이 늘고 있다. 무채색을 선호하던 소비자들이 유채색 차량으로도 눈을 돌리기 시작하면서다. 여기에 SUV 인기가 더해지면서 밝은 원색 차량에 대한 선호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전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한국은 유독 흰색과 검정색, 은색 등 무채색 선호도가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복잡한 도심 환경 특성상 깔끔하고 무난한 색상을 선호하는데다 고객들의 비슷한 취향이 무채색 색상의 선택 비중을 높여온 것이다. 중고차 시장에서 무채색 차량에 값을 더 쳐주는 점도 또다른 원인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이같은 기조에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여전히 흰색과 아이보리 등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높지만 밝은 원색의 유채색 차량부터 두가지 색상을 조합한 투톤, 독특한 문양을 새긴 데칼코마니 등 다소 '튀는' 색상과 디자인의 선호도도 부쩍 높아졌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선택도 과감해졌다. 무채색 일변도로 출시되던 차량 색상에 유채색을 추가하고 나선 것이다. 이는 소비자 선호도 변화와 더불어 침체된 내수시장에 밝은 톤으로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지난 2006년형 현대차 NF 쏘나타는 차량 색상 구성이 모두 무채색이었다. 순백색과 하얀빛색, 은빛색, 크리스탈실버, 펄회색, 검정 등 색상이름과 톤의 작은 차이만 있을 뿐 무난한 색상이다. 그나마 튀는 색이 홍베이지 정도였다.
하지만 지난해 출시된 LF쏘나타는 코스트블루와 나이트스카이, 벨벳 레드 등 한층 더 밝은 라인업이 추가됐다. 특히
현대차(005380) 라인업 중 가장 다양한 14종의 색상선택이 가능한 벨로스터의 경우 지난해 판매된 차종중 오렌지와 레드가 40%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밝은 색상이 인기다.
◇현대차 라인업 중 가장 많은 색상을 지원하는 벨로터는 총 14종의 색상 중 선택이 가능하다.(사진=현대차)
기아차(000270) 쏘울 역시 이같은 흐름에 맞춰 단색 5종과 루프와 바디 색이 다른 투톤 4종 등 총 9종의 색상 조합을 선보이고 있다.
쌍용차(003620) 소형 SUV 티볼리 또한 밝은 색상이 인기다. 소비자 선호도가 가장 높은 하얀색 차량이 전체 비중의 52%를 차지한 가운데 블루와 레드가 16%와 6% 가량을 기록하며 2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색상에 가장 과감한 정책을 보인 곳은 르노삼성이다. 지난 2013년 소형 SUV QM3를 출시하며 무난한 아이보리와 젊은 감각의 오렌지 색상을 주력으로 삼았던 QM3는 지난해 밝은 톤의 색상이 인기를 끌자 연말 마린블루 색상을 추가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또 지난 3월 추가된 소닉 레드 색상은 지난달 전체 QM3 판매 중 2번째로 많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으며 높아진 원색 계열의 인기를 증명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이밖에도 5만5000원~8만원 정도를 추가하면 적용 가능한 3종의 측면부 데칼코마니 디자인 역시 소비자들의 선택 빈도가 높아지는 등 밝은 색상과 독특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성향이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밝은 원색 계열 차량의 소비자 선호도가 부쩍 늘고있다. 사진은 지난달 같은 모델 중 2번째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르노삼성 QM3 소닉 레드(왼쪽)와 쌍용차 티볼리 전체 누적 판매 중 두번째로 많은 선택을 받은 댄디 블루(오른쪽)(사진=각 사)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