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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물밑 에누리 경쟁 ‘치열’
"인터넷 보다 싸게" 제안도…고객 감소 고육지책
입력 : 2015-06-22 오전 6:00:00
여름 정기세일을 일주일 앞둔 백화점 업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매출이 부쩍 감소한 탓에 세일을 앞둔 백화점 입점 매장들은 제품을 하나라도 더 팔기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한 대치동과 인접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백화점의 주 타겟층인 30~40대 여성고객이 집중된 대표적인 주거상권인 영등포 지역에 위치한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을 21일 방문했다.
 
이들 3개 백화점 모두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고층부로 이동할수록 백화점 고객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유·아동 매장과 아웃도어 매장의 경우 주말 오후에 방문했음에도 손님 수보다 점원 수가 더 많을 정도였다.
 
메르스의 영향으로 고객들이 발길이 끊긴 한 백화점의 아웃도어 매장. (사진=이성수 기자)
 
무엇보다 유모차가 눈에 띄게 줄었다.
 
메르스 확진자가 속속 발생되면서 면역력이 약한 유·아동의 외출을 자제시키자는 분위기가 그대로 전해졌다.
 
백화점 유모차대여소 직원은 “유모차 대여 고객 수가 메르스 사태 발생 전에 비해 절반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21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1분기 0.3%, 4월 4.8%, 5월 6%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던 올해 매출 신장률은 6월 들어(1~18일) 메르스의 영향으로 5.5% 감소했다.
 
특히 나들이 등 야외활동이 줄면서 백화점 아웃도어 매장을 찾는 고객은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기자가 한 아웃도어 매장에 머무르자 점원이 다가와 “브랜드 세일 명목으로 제품에 표시된 가격보다 20% 할인해주겠다”고 제안했다. 매장에는 할인에 대한 아무런 안내도 없었다.
 
수영복 매장도 여름 휴가철을 앞둔 시기임에도 손님이 없긴 마찬가지였다. 수영복 매장 역시 점원이 추가 에누리 할인을 제시했다. 이 같은 ‘비공식적인’ 에누리는 전자제품, 가구 매장을 중심으로 백화점 곳곳에서 제시받을 수 있었다.
 
한 백화점의 청소 담당직원이 에스컬레이터 손잡이를 소독약으로 닦고 있다. (사진=이성수 기자)
 
한 전자제품 매장 직원은 “메르스의 영향으로 본사 차원에서 추가 할인 정책을 펼치고 있어 지금 구매하면 다음주 세일보다 더 저렴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판매가 405만원의 냉장고를 320만원대까지 할인해주겠다고 제안했다.
 
다른 백화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점원은 55인치 UHD TV 상품에 대해 기본 8%를 할인에 더해 5%를 추가로 할인해주겠다고 제시했다. 351만원에 판매되는 TV의 판매가격이 306만원까지 내려갔다.
 
메르스 여파에 따른 추가할인 명목이다. 여기에 상품권 증정 사은행사를 활용하면 추가 할인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가구 매장도 상황은 똑같았다.
 
한 침대 판매사원은 휴대폰을 꺼내 인터넷 최저가를 보여주며 이 보다 더 싼 가격에 판매하겠다고 제안했다. 백화점 업계는 이 처럼 주춤한 소비심리를 극복하기 위해 다가올 여름 정기세일을 통해 공격적인 할인 판매를 진행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손님의 발길이 끊긴 아웃도어를 줌심으로 지난해의 3배가 넘는 브랜드를 참여시켜 시즌 인기상품까지 할인해주는 등의 물량공세를 펼칠 예정이다.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이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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