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 새 불어 닥친 구조조정 칼바람으로 금융업종에서 7500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조사됐다.
증권 업종에서만 4000명 정도가 감축됐고 생명보험·은행 업종에서도 각각 2000명 내외의 인원이 줄었다. 금융업 주요 6대 업종 중 카드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업종에서 매서운 칼바람이 몰아친 것이다.
2일 CEO스코어가 은행·보험·증권·카드 등 금융권 주요 6대 업종의 자산규모 2조원 이상 금융사 68곳의 직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 6월말 현재 18만4228명으로 2년 전보다 7503명(3.9%)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일자리가 가장 많이 줄어든 업종은 증권으로 직원수가 3만1386명으로 2년 전에 비해 무려 3887명 줄었다. 전체 직원의 11%가 짐을 싼 것이다.
생보업종 역시 1만5371명에서 1만3144명으로 2227명(14.5%) 감소했다. 인원은 증권 업종이, 비율로는 생보 업종이 최대폭을 기록했다.
은행권도 10만2083명에서 10만293명으로 1790명(1.8%) 줄었다. 손해보험업계와 지주사는 각각 250명(-1.0%), 31명(-3.7%)이 감소해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적었다.
6대 금융업종 중에선 카드사 직원만 유일하게 682명(5.5%) 늘었다.
특히 구조조정 칼날은 남직원보다 여직원에 집중됐다. 증권업종 남직원은 2년 새 8.9%(1893명) 감소한 반면 여직원은 14.3%(1994명)나 줄었다. 생보업 역시 남직원은 10.8%(822명) 감소한 반면 여직원은 18.1%(1405명)나 감소했다.
반면 은행권의 남직원은 1850명 감소한 반면 여직원은 60명이 늘었다. 하지만 이는 신규 채용이 아니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따른 결과였다.
기업별로는 조사대상 68개 사 중 절반이 넘는 43곳(63.2%)의 직원이 줄었다.
삼성생명은 가장 많은 1318명을 줄였다. 올 상반기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삼성생명서비스, 삼성자산운용 등 자회사로 700여명을 내보냈고, 계약회사로 이동시킨 인원도 300여명에 달했다.
여기에 삼성 계열인 삼성증권, 삼성카드, 삼성화재 등의 감축 인원을 포함하면 삼성 금융계열에서만 3141개의 일자리가 증발했다. 이는 68개사 감소 인원 7503명의 거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국민은행도 2년 새 1011명을 줄여 감소폭 2위에 올랐다. 이어 삼성증권(977명), 유안타증권(886명), 한화생명(846명), 한국외환은행(843명), 삼성카드(747명), 한국씨티은행(650명), 한화투자증권(647명), 대신증권(556명)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392명), 메리츠화재해상보험(344명), 동부화재해상보험(340명), HMC투자증권(297명), 롯데손해보험(290명), 현대증권(280명), 하나은행(225명), 신한은행·한국투자증권(200명), 하나대투증권(150명) 유진투자증권(140명), 하이투자증권(129명), SK증권(127명), 신한카드(121명)에서도 100명 이상의 직원이 줄었다.
반면 직원 수를 늘린 곳은 25곳이었다. 현대카드가 1000명으로 가장 많았는데, 이는 지난해 파견직 근로자 전원을 직원으로 채용한 결과다.
기업은행 직원도 753명 증가했다. 기업은행은 최근 3년 간 매년 150여명 정도가 퇴직하고 있지만 2013년에 500여명을 신규 채용하는 등 고용을 늘렸다. 이어 메르츠종합금융증권(474명), 하나카드(376명), 우리은행(370명)도 300명 이상씩 늘렸다.
이밖에 경남은행(237명), 한화손해보험(236명), KB손해보험(231명), 부산은행(214명), 흥국화재해상보험(169명), 현대해상화재보험(167명), 신한금융투자(104명)가 100명 이상씩 늘렸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