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기아차가 신형 스포티지를 공식 출시하고 올해 내수 판매 50만대 목표를 정조준했다. 진일보한 디자인과 향상된 상품성으로 도심형 SUV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는 포부다.
15일 기아차는 서울 광진구 W호텔에서 완전변경 모델인 4세대 스포티지를 출시하고 국내 공식 판매에 돌입했다. 올해 남은기간 동안 3만대, 내년 6만대를 판매하며 국내 준중형 SUV 시장의 입지를 공고히한다는 계획이다.
기아차는 지난 1993년 첫 출시 이후 전세계 370만대 이상이 팔리며 전체 RV 글로벌 1000만대 판매 돌파를 이끈 스포티지에 44개월 동안 총 3900억원을 투입해 4세대 모델을 완성시켰다.
자사 역량을 총 집결한 올해 최대의 기대작인 만큼 기아차가 신형 스포티지에 보인 자신감은 남달랐다. 출시 행사 내내 '도심형 SUV의 효시' 또는 '혁신'이라는 단어를 수차례 강조했다. 박한우 기아차 사장은 "스포티지는 도심형 SUV의 효시로서 1세대부터 꾸준히 SUV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많은 자동차 업계가 벤치마킹 해온 의미있는 모델"이라고 말했다.
◇박한우 기아차 사장이 15일 서울 광진구 W호텔에서 열린 신형 스포티지 출시 행사를 통해 차량 소개 및 사업 계획에 대해 설명중인 모습(사진=정기종 기자)
이 날 기아차는 큰 폭의 변화를 준 외관 디자인은 물론 내부 디자인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도 숨기지 않았다. 행사장 입구에 블라인드 테스트 존을 마련해 차량 외관을 보지 않고 신형 스포티지와 폭스바겐 티구안의 내부 디자인 비교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한 것이다.
수입차 공세가 나날이 매서워지는 상황에서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인 티구안과의 직접 비교를 통해 결코 밀리지 않는 상품성을 보여주겠다는 준중형 SUV 시장 1위의 자존심이자 자부심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처럼 화려하게 등장한 신형 스포티지의 어깨는 무겁다. 올 하반기 스포티지와 함께 기아차의 판매를 이끌 것으로 기대됐던 신형 K5의 초반 행보가 주춤하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출시된 신형 K5는 지난달까지 국내 시장에서 총 9119대가 판매됐다. 박한우 기아차 사장이 신형 K5 출시 행사를 통해 제한한 월 판매 목표인 8000대를 크게 밑도는 실적이다. 사전계약 3주만에 8500대를 돌파한 순조로운 출발에도 불구, 지난달 4943대 판매에 그쳤다.
일단 상황은 스포티지에 호의적인 분위기다. 최근 주춤한 세단 시장과 달리, SUV는 연초부터 돌풍에 가까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까지 기아차의 올해 승용부문 누적 판매량은 15만5673대로 9.0% 감소한 반면, RV 부문은 55.3% 증가한 13만3732대를 기록했다.
비록 전체 판매량에 있어 아직까지는 승용 부문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판매 증가율을 놓고 봤을때, 전체 내수 판매를 11.9% 끌어올릴 수 있었던 원동력은 SUV의 상승세였던 셈이다.
기아차도 이를 감안해 차량 출시에 맞춰 온·오프라인 마케팅에 나선다. 전국 전시장을 통해 대규모 전시 및 시승은 물론, SNS를 통한 52개의 주말 여가 활동을 공유하고 추천하는 '스포티지 위크엔드', 12년째 후원 중인 부산 국제영화제와 연계한 글램핑 행사, 동호회와 함께하는 시승행사 등 다방면에 걸쳐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한다.
박 사장은 "스포티지 시리즈의 특성을 잘 이어받으면서도 상품성은 확대한 새로운 스포티지를 통해 세계 시장 경쟁자인 독일·일본 브랜드 모델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해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식 기아차 부사장(왼쪽)과 박한우 사장(오른쪽)이 15일 서울 광진구 W호텔에서 열린 신형 스포티지 출시 행사에서 차량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정기종 기자)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