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출산 노동자에 대한 부당해고나 출산휴가 미부여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고용보험 제도
와 건강보험의 임신·출산정보를 연계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고용노동부는 30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안이 의결돼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고용부 장관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임신·출산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고용부는 출산예정일 정보와 출산휴가급여 신청 여부를 대조해 사업장이 임신·출산 노동자에게 출산휴가를 부여했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또 노동자가 임신·출산기간 중 비자발적 사유로 고용보험상 이직신고를 할 경우 이를 근거로 부당해고 여부를 조사할 수 있게 된다.
사업장 지도·점검 외에도 고용부는 제공받은 임신·출산정보를 통해 임신 노동자와 사업장에 모성보호 제도를 사전 안내할 계획이다.
현재까지는 사업주가 출산휴가를 부여하지 않거나 임신·출산기간 중 부당해고를 해도 노동자의 신고가 없으면 적발하기가 어려웠다. 실제 지난해 건강보험 통계상 출산 노동자(공무원·교직원 제외 직장가입자)는 10만5633명이었으나, 고용보험 통계상 출산휴가자는 8만8266명에 불과했다. 이는 1만7000여명의 임신 노동자가 출산휴가를 부여받지 못 했거나, 비자발적 사유로 이직했음을 의미한다.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사업주는 임신 중인 여성 노동자에게 출산기간 중 90일(다태아 임심은 120일)의 휴가를 줘야 한다.
고용부는 이번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지난해 출산휴가를 부여받지 못 한 노동자 중 상당수가 근로기준법상 임산부로서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근로기준법은 출산휴가 외에도 임신 노동자에 대해 유산·사산휴가, 시간외근로 금지, 복직 후 동등업무·임금 보장, 근로시간 단축 등 다양한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고용부 나영돈 청년여성고용정책관은 “임신 근로자와 사업장에 임신·출산기간 중 보장되는 근로자의 권리와 사업주의 법적 의무, 각종 정부지원제도 등을 안내해 모성보호 제도에 대한 이해도와 활용도를 높이겠다”며 “정보연계를 바탕으로 정부 3.0 시대에 걸맞는 스마트 근로감독을 적극 추진해 모성보호 사각지대에 있는 임신 근로자를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세종=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건강보험 임신·출산정보 연계·활용도. 표: 고용노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