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 소프트웨어 사건으로 파문을 일으킨 폭스바겐그룹 차량의 국내 중고차 시장 시세가 별다른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SK엔카닷컴은 SK엔카 홈페이지에 등록된 폭스바겐 매물의 시세를 분석한 결과, 배출가스 조작 파문에도 불구하고 중고차 시세 변화는 미미하다고 밝혔다.
SK엔카닷컴에 따르면 이달 기준 폭스바겐 골프 7세대, 뉴 제타, 더 비틀, 뉴 티구안, 더 뉴 파사트 등의 2014년식 시세는 조작 파문이 불거지기 전과 대비해 평균 1.9% 하락했다. 2013년식은 평균 1.5% 하락했다.
같은 기간 BMW 2014년식 0.5%, 2013년식 1.1%와 벤츠 2014년식 1.0%, 2013년식 0.5%씩 하락한 것과 비교해 미미하게 높은 수준이다.
특히 인기 모델인 골프 7세대와 뉴 티구안의 시세 하락률은 2014년식 1%, 2013년식 0.8%로 1% 내외 수준을 기록했다. 상대적 비인기 모델인 뉴 제타와 더 비틀, 더 뉴 파사트의 하락폭이 없었다면 타사 대비 유사한 수준인 셈이다.
SK엔카 관계자는 "폭스바겐의 시세가 BMW나 벤츠보다 조금 더 하락했으나 이는 일반적인 하락폭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이라며 "이번 폭스바겐 사태가 브랜드 이미지에는 영향이 있겠지만, 리콜을 받지 않아도 자동차의 안전 및 성능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출가스 조작으로 폭스바겐과 함께 홍역을 치른 아우디 차량의 시세도 뉴 A4, Q5, Q3 2014년식 모델 기준 평균 0.7%, 2013년식 평균 1.4%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폭스바겐 사태가 불거지며 잔존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으나 딜러들이 매입가는 낮추고 판매가를 크게 하락시키지 않아 전체 시세가 크게 하락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또 유로5 엔진 중고차에 비해 신차의 연비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중고차 수요를 낮추지 않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SK엔카 관계자는 이어 "실제 중고차 거래 현장에서도 폭스바겐의 잔존가치 하락을 걱정하며 다른 브랜드를 알아보겠다는 소비자가 있는 반면, 이번 사태로 폭스바겐 중고차 가격이 100만원이라도 하락하면 당장 구매하겠다는 대기 수요도 있는 등 반응이 다양했다"며 "국내 시장에서 폭스바겐의 시세 폭락이나 디젤차의 위기를 논하기에는 아직 중고차 수요에 큰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SK엔카 홈페이지에 등록된 수입 중고차 시세 변화 추이. 아우디폭스바겐의 경우 비인기 모델이 하락폭을 높였을 뿐 인기모델 시세변화는 타사와 유사한 수준이다. 자료/SK엔카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