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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들어올 때 노 젓자"…건설사 매각 작업 속도
주택시장 호황에 힘입어 매각가 상승 기대감
입력 : 2015-11-08 오전 11:00:00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중인 중견 건설사들이 매각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택시장 붐으로 부동산시장이 활발할 때 매각해야 인수 후보 기업들의 호응도가 높고 가격도 더 잘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특히, 내년 부동산 경기가 올해 보다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마음이 더욱 급해졌다. 여기에 최근 정부와 금융당국이 건설 등 한계기업을 대상으로 옥석가리기에 나선다고 천명하면서 그 전에 매각을 마무리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도 나오고 있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 매각작업이 진행되고 있거나 조만간 매각작업에 나설 예정인 건설사만 동아건설, 남광토건(001260), 동부건설(005960), 금호산업(002990), 우림건설, STX건설, 극동건설, 성우종합건설 등 10여곳에 달한다. 여기에 연내 매각을 추진 중인 건설사들까지 더하면 최대 15곳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 금호산업은 가장 먼저 매각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24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과 산업은행은 채권단 보유 지분 50%+1주를 7228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박 회장이 인수대금 조달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우려했지만 계열사 보유지분 매각과 전략적투자자(SI) 유치에 성공하면서 무난하게 인수 작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각일정에 따라 내달 30일 박 회장이 7228억원을 채권단에 납입하면 금호산업을 최종 인수하게 된다.
 
남광토건은 지난 4일 세운건설 컨소시엄과 인수합병 본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대금은 320억원이며,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할 예정이다. 이번에 본 계약을 체결한 세운건설은 전라남도 소재 종합건설업체로 올해 기준 건설회사 도급순위 406위다. 2012년에도 컨소시엄을 구성해 금광기업을 인수했으며 이번에도 성공하면 도급순위 59위인 남광토건까지 인수하게 된다.
 
지난달 30일 인수 우선협상자로 파인트리자산운용을 선정한 동부건설도 매각이 유력시되고 있다. 앞서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국내 사모펀드와 중국 및 중동계 자본이 빠져나가면서 한 때 매각이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샀지만 파인트리자산운용이 본 입찰에 단독 참여하면서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지 1년여 만에 새 주인을 찾게 됐다. 파인트리자산운용은 정밀실사 후 가격 조정을 거쳐 내달 30일 본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동아건설은 지난 3일 서울중앙지법 파산 제22부로부터 매각을 위한 매각주간사 선정 요청을 승인받았다. 이에 따라 동아건설은 주요 회계법인을 대상으로 매각 주간사 참여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고, 이달 중 주간사 선정 절차를 마칠 예정이다. 매각은 제3자 배정 신주 인수 방식으로 진행된다.
 
우림건설은 이달 중 매각공고를 낼 계획이다. 당초 지난달 말 매각공고를 내려고 했지만 우리은행 등 채권단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아직 날짜를 확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달 말 주주총회가 예정돼 있어 그 전까지는 매각공고를 내고 매각작업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매각 일정이 예정보다 지연되면서 연내 매각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택시장 호황이 지속되면서 '물 들어올 때 노 젓자'는 심정으로 매각작업을 서두르고 있는 곳이 많다"며 "매물이 많을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단점이 있지만 내년 부동산 경기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기회가 있을 때 잡아야 한다는 인식이 높다"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최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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