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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짝 다가온 강달러시대, 투자전략 이렇게 짜라
원화약세 수혜 대형 수출주 주목…에너지·소재섹터 등 단기 트레이딩 기회 살펴야
입력 : 2015-12-07 오후 4:33:04
연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강달러 시대’에 적응하기 위한 투자 전략 수립이 중요해진 시점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장기 달러 강세 기조와 함께 외국인 매도 압력이 불가피한 만큼, 불안정한 증시 환경에서도 선방할 수 있는 종목 선별에 집중할 것을 권하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98.42포인트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미국의 출구전략과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면서 상승 흐름을 이어왔고, 올해 상반기와 지난달 말 100포인트를 돌파하기도 했다.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결과가 시장이 예상했던 수준을 하회하면서 이달 초 일시적으로 하락했지만, 미국 고용지표 호조에 힘입어 다시 강세 흐름을 재개한 모습이다.
 
달러화 가치 상승에 시장이 긴장하는 것은 신흥국 금융시장이 요동칠 것이란 불안감 때문이다. 과거 미국이 양적완화로 돈을 풀었던 ‘유동성의 시대’에는 리스크가 있어도 수익률이 높은 신흥국 주식시장에 돈이 몰렸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된 시점에서 투자자들의 시선은 가치가 높아진 달러 자산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신흥국 시장에서 자금을 빼내 달러화 자산으로 돌릴 가능성도 높아진 것이다.
 
달러 강세가 심화되는 가운데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매도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476억원 규모의 주식을 내다팔았다. 지난 4거래일간 1조원 넘게 팔아치웠고, 한 달간 3조원에 달하는 주식을 순매도하기도 했다.
 
지난 8월 이후 집계된 매도 물량은 8조50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단행이 확실시되면서 외국인 매도세가 더 가팔라진 것으로 풀이된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매도를 유인하고 있는 핵심 변수는 달러 강세로, 이머징(신흥국) 시장 전반에 대한 비관적 시각이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ECB 통화정책 관련 실망감에 달러화가 당분간 속도 조절에 진입할 수 있지만, 추세적 기조가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제는 내년까지 이어질 중장기 달러화 강세 흐름과 외국인 매도 공세에 대비한 투자전략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다만 중장기 달러 강세뿐 아니라 시장에 영향을 미칠 다른 변수(엔화, 유로화, 신흥국 경기)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증권사별 관심 업종과 전략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키움증권은 통상 높은 환율의 수혜가 예상되는 대형 수출주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마주옥 키움증권 연구원은 “높은 수준의 환율과 국제유가, 원자재 가격 하락을 고려할 때 대형 수출주에 대한 접근이 바람직하다”며 “이들 업종과 종목의 경우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을 뿐 아니라 실적 전망도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증권은 내년 증시 환경이 불투명한 만큼 전통적인 환율 관련 수혜주보다, 시장 여건에 관계없이 실적 성장이 담보됐던 주식에 주목하자는 조언을 내놨다. 배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 때문에 지수 상단의 제한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실적이 추세 성장하고 있는 헬스케어와 의료기기, 전기차 업종을 길게 보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되기 전 단기적으로 달러화가 정체 국면에 들어설 것을 고려한 전략도 추천된다. NH투자증권은 원자재 관련주에 주목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주식시장에 대한 선호심리가 본격적으로 개선될 시점은 아닐 것”이라며 “주식시장이 현 수준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FOMC 회의 전후로 재개될 섹터 모멘텀 변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이어 “FOMC 회의 이후 1~2개월 간 나타날 수 있는 (일시적) 달러 약세 전환을 투자 아이디어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원자재 가격이 한동안 달러 강세 심화 등 통화적 요인에 따라 하락했음을 감안할 때 에너지, 소재, 산업재 섹터에 대한 단기 트레이딩 기회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혜진 기자 yihj0722@etomato.com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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