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K리그 챌린지(2부리그)의 강원FC를 이끌던 임은주(49) 대표이사가 사퇴한다.
강원FC는 임은주 대표이사의 사퇴문을 전달하며 오는 31일부로 대표이사직을 내려놓는다고 9일 밝혔다.
사퇴문에서 임 대표이사는 "오래전부터 2015년 12월31일 용병사장의 역할을 마치고 서울로 다시 돌아가려는 큰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생각보다 많은 재판과 구단의 빚, 선수단 계약, 용품 계약, 전지훈련 등 산재한 문제가 마음에 걸려 내년 3월까지 계획을 변경했지만 더는 명분 없는 대치와 충돌이 구단에 상처가 되길 원하지 않아 사퇴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 출근해보니 빚이 68억이 넘는 상황에서 방만한 46명의 선수를 구단 통장에는 잔액도 없이 운영한다는 것과 선수의 반 이상이 한 경기도 뛰지 않고 있다는 것은 너무 큰 사치로 보였다"며 "전임자 때문에 죽도록 고생하는 상황에서 후임자에게 절대로 빚만은 물려주고 싶지 않았다. 구단의 운영이 투명하고 재정이 안정되면 1부로 올라가도 쉽게 내려오지 않는 기반이 만들어질 것을 확신하며 성적은 후임자가 만들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또 임 대표이사는 "얼마 전 후배가 도시민 구단은 정치적 시녀라는 말을 했다. 전적으로 그렇다고 인정하고 싶지 않다. 그동안 구단주인 최문순 지사의 단 1%의 간섭도 받지 않고 자율적으로 구단을 운영해 왔다. 물론 예산을 받을 때마다 도의원들과 충돌은 있었지만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2년 6개월 동안 남들은 10년 겪었을 것만 같은 수많은 일들이 있지만 좋은 기억만 가지고 떠나고 싶다. 아직도 해결해야 할 일들이 산재한 상태에서 떠나게 돼 마음이 편치는 않지만 그동안 강원FC의 자생을 향한 노력과 최선은 다른 구단의 귀감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임은주 대표이사는 국내 최초 여성 국제 심판으로 활동하다 지난 2013년 6월1일 강원 대표이사로 부임했다. 이번 사퇴 발표로 임 대표이사는 2년 6개월 만에 팀을 떠나게 됐다.
임 대표의 사퇴 배경에는 성적 부진에 따른 강원도의원들의 사퇴 압박이 작용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강원도의회 사회문화위원회는 지난 2일 성적 부진 등의 이유로 임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며 내년 강원FC의 예산 20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오는 31일부로 강원FC를 떠나는 임은주 대표이사. 사진/강원F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