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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cm 덩커' 조 잭슨, 프로농구 흥행카드로 '우뚝'
작은 키로 덩크슛 '펑펑'…6일 오리온-SK경기서 활약 여부 주목
입력 : 2016-01-06 오후 1:52:57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농구팬들의 눈길이 6일 저녁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고양 오리온과 서울 SK의 경기에 쏠리고 있다.
 
'단신 덩커' 조 잭슨(오리온)과 '스피드왕' 김선형(SK)의 불꽃 튀는 두 번째 맞대결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둘은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포인트가드로서 지난달 첫 번째 맞대결 이후 서로를 "막기 힘든 존재"라고 인정하고 있다.
 
특히 불리한 체격조건에도 불구하고 선전 중인 잭슨의 활약이 주목된다. 잭슨이 농구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지난해 11월21일 열린 창원 LG와 오리온의 경기에서였다. 이날 잭슨은 '한국 프로농구 역대 최고의 명장면'이라 불리는 플레이를 선보이며 화려하게 비상했다.
 
180cm의 단신 잭슨이 207cm의 최장신 센터 김종규(LG)를 앞에 두고 호쾌한 덩크슛을 터뜨리자 체육관은 떠나갈 듯 함성으로 가득 찼다. 심지어 그냥 덩크슛도 아니고 상대 수비수 얼굴 앞에서 내리꽂는다는 고난도 덩크슛이었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도 자주 보기 힘들다는 '인 유어 페이스 덩크'를 잭슨이 선보였다.
 
잭슨의 고무공 같은 탄력 앞에서는 땅에서부터 잰 27cm의 신장 차이가 아무 의미 없었다. 림에서부터 아래로 내려다보면 잭슨이 코트에서 가장 큰 선수였다.
 
◇지난달 27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전자랜드와 고양 오리온의 경기에서 나온 조 잭슨(왼쪽)의 블록슛. 사진/KBL
 
잭슨의 명장면 만들기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05cm의 김주성(동부)을 옆에 두고 덩크슛을 터뜨리는가 하면 203cm의 찰스 로드(KGC)와 리바운드 경쟁에서도 이기는 등 그야말로 '신장이 아닌 심장'으로 경기를 풀어냈다. 잭슨의 활약 덕분에 주득점원 애런 헤인즈의 부상에 고심했던 오리온은 지금도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잭슨은 올 시즌 프로농구연맹(KBL)의 외국인 선수 선발 규정이 바뀜에 따라 국내 무대로 들어왔다.
 
KBL은 올 시즌부터 10개 구단이 장·단신으로 나눠 각각 1명씩 외국인 선수를 선발토록 했다. 이 가운데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193cm 미만 단신 선수로 2라운드 4순위에서 잭슨을 선발했다
 
하지만 잭슨을 향한 눈길이 처음부터 부드러웠던 것은 아니다. 잭슨은 시즌 초반 팀 동료 헤인즈에 밀려 제대로 된 출전 기회도 잡지 못했다. 그렇다 보니 그를 다른 외국인 선수로 교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 잭슨은 1라운에서 경기당 8분여를 소화하며 평균 5.2득점 0.9어시스트에 그쳤다.
 
그러나 추일승 감독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잭슨의 출전 시간을 조금씩 늘리면서 장기적인 안목을 고수했다. 그러자 잭슨도 2라운드 이후 평균 15.5득점 4.9어시스트로 올라서면서 기지개를 켰다.
 
잭슨은 지난달 25일 맞붙은 SK와 경기에서 김선형을 상대로 16점 11어시스트 6리바운드를 올렸다. 이때부터 잭슨의 플레이가 완벽한 궤도에 올랐다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어 열린 27일 인천 전자랜드와 경기에서 잭슨은 21점 10어시스트 6리바운드를 올리며 두 경기 연속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끌어올렸다. 30일 동부전 30득점(6어시스트)과 해가 바뀐 지난 2일 KGC전 20득점(8어시스트)까지 잭슨의 승승장구는 멈출 줄 모르고 있다.
 
이러한 활약에 대해 잭슨은 "미국에 있을 때 부족했던 점이 한국에서는 늘었다. 시간 투자를 많이 하며 연습했다"면서 "앞으로 15년 가까이 선수 생활을 더 할 것인데 한국에서의 경험이 앞으로의 선수생활에도 큰 보탬이 될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장신 선수들 사이에서 경기를 조율하고 있는 조 잭슨(가운데). 사진/KBL
 
잭슨은 오는 10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프로농구 올스타전 덩크슛 콘테스트에도 출전한다.
 
잭슨의 점프력은 제자리에서 80㎝에 달하며 달려와서 뛰었을 때는 1m 이상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반인 중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신장인 180cm 잭슨이 펼칠 덩크슛 향연에 많은 눈길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잭슨은 고교 시절부터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의 농구 스타였다. 먹을 것도 없을 정도로 불우한 가정 환경에서 자란 그는 "농구를 하며 살 수 있는 지금의 삶이 행복하다"고 밝힌 바 있다.
 
여전히 잭슨의 꿈은 NBA 진출이다. 실제 잭슨은 2014년 NBA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했지만 그 해 9월 피닉스 선스와 계약을 맺으며 가능성을 드러냈다. 비록 시즌 전에 피닉스한테서 방출 통보를 받았지만 NBA 문턱까지는 밟은 셈이다. 특히 그는 대학 선배이자 NBA 최우수선수(MVP) 출신인 데릭 로즈와의 인맥이 알려지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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