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지난해 국내 수입차 시장 1위를 차지한 BMW와 뒤를 쫒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올해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전략 싸움을 펼친다.
21일 BMW와 벤츠에 따르면 양사는 올해 투자·채용 부문에 대해선 의견을 같이 하면서도 주력 라인업에 있어 차이를 보였다. 각자의 강점을 내세운만큼 방향성의 차이는 있지만 수입차 패권을 차지하겠다는 의지는 같다.
BMW는 올해 연구개발(R&D) 분야에 200억원을 비롯해 부품센터 확장 1300억원, 차량검사소 200억원, BMW 콤플렉스 450억원 등 총 2150억원을 투자한다. 벤츠도 딜러사를 통해 신규 시설과 인프라 개발에 총 1900억원을 투입한다.
부쩍 커진 몸집 관리차원에서 서비스 품질 개선을 위한 투자도 유사한 수준으로 진행된다. 서비스센터 핵심 시설로 꼽히는 워크베이를 각각 200개, 120개씩 늘리며 20%식 확충하기로 했다. 신규채용 인력 규모도 BMW 700~1000명, 벤츠 660명씩 증원한다는 계획이다.
양사의 서비스·인력 부문 확충 움직임은 수입차 시장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되던 서비스 품질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올해 8.5%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전체 수입차 시장 규모에 예년만큼의 폭발적 성장을 기대할 수 없는만큼 서비스 품질 개선을 통해 내실 다지기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큰 그림에서 흐름을 같이하는 양사지만 신년 라인업에 대한 방향성은 다소 차이를 보인다. BMW는 친환경차 분야에서 급부상한 전기차와 높은 수익성이 보장되는 고성능 모델에, 벤츠는 올해 역시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SUV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던 엔트리급 소형차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BMW는 올해 7종의 신차중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모델과 고성능 모델을 2종씩 출시하며 절반 이상을 전기차와 고성능 모델로 채운다. 디젤 모델의 여전한 가능성은 인정하지만 선두 브랜드답게 미래이동성에 분야 입지를 일찌감치 굳힌다는 계획이다.
반면 벤츠는 올해 "디젤라인업 계획에 대한 변화는 없다"고 못을 박았다. 디젤 엔진의 최초 개발 업체를 자처하며 폭스바겐그룹 여파에 영향받지 않겠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대신 SUV 판매량을 전년 대비 2배로 끌어올리고 한자릿수대에 머물고 있는 소형 모델 판매 비중을 15%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를 위해 총 11종의 올해 신차 중 SUV 4종과 소형차 1종을 선보이며 해당 부문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한편 지난해 국내시장에서 4만7877대, 4만6994대를 판매한 BMW와 벤츠는 올해 역시 시장 평균치를 상회하는 성장률을 거두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BMW는 하랄드 크루거 회장이 직접 나서 "올해 역시 한국 시장 1위를 기록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고, 벤츠 역시 드미트리스 실라키스 한국법인 사장이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해 5만대 이상을 판매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하랄드 크루거 BMW그룹 회장(왼쪽)과 드미트리스 실라키스 벤츠코리아 사장(오른쪽). 사진/각 사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