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국내 완성차 업계가 한시적으로 시행했던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 종료와 신흥국 수출 부진의 영향으로 1월 내수와 수출이 모두 급감했다.
1일 현대·기아차와 한국지엠, 쌍용차, 르노삼성 등 국내 완성차 5개사는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12.6% 감소한 총 62만6315대의 전체 판매를 기록했다. 내수 판매는 4.75% 감소한 10만6308대를 기록했고, 해외 시장 역시 14.1% 줄어든 52만7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지난달 완성차 업계 내수판매 부진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였다. 연말까지 이어진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 소멸과 비수기로 꼽히는 시기적 요인이 겹치며 내수 부문 20% 가량의 판매 감소를 예상해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흥국 경기침체와 시장경쟁 격화 등으로 인한 글로벌 시장 악재가 겹치며 수출 역시 뒷걸음쳤다.
각 사별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내수는 레저차량(RV) 호조가 지속된 기아차만이 소폭 증가했고 수출은 제자리걸음 정도가 양호한 성적이었다.
현대차(005380)는 국내 4만9852대, 해외 28만8183대 등 전년 동월 대비 12.5% 감소한 총 33만8035대를 판매했다. 같은 기간 국내 판매와 해외 판매 각각 1.1%, 14.3%씩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출시된 신형 아반떼가 한 달간 7000대 가까이 팔리며 전체 판매를 이끌었지만 지난해 1월 대비 승용 부문 17%의 감소세와 믿었던 상용차, RV 뒷걸음질이 아프게 작용했다. 해외판매 역시 중국과 브라질, 러시아 등 주요 신흥시장의 경기 둔화 영향으로 국내생산과 해외생산분 판매가 모두 감소하며 두 자릿수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기아차(000270)는 지속된 RV 부문 호조에 내수 판매가 증가한 것 정도가 위안이 됐다. 국내 3만8505대, 해외 17만5475대 등 총 21만 3980대를 판매했다. 신흥국 경기 불안과 환율이 악화되며 수익성이 저하된 데다 신차 투입을 앞둔 주요 모델 노후화가 겹치며 수출량이 18.8% 줄어들었다. 그나마 내수판매에서 4.6%의 증가를 기록, 전체 판매 감소율을 15.4%로 틀어막은 것에 만족해야했다.
한국지엠과 쌍용차는 나란히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한 내수 판매와 소폭 증가한 수출량 기록했다. 한국지엠은 1월 한 달간 내수 9279대, 수출 3만9915대를 판매했다. 내수는 전체 모델 판매 감속 속에 21.7% 감소했지만, 수출이 준중형 승용차 부문에서 선전하며 0.5% 증가했다.
쌍용차(003620) 역시 대표 차종 티볼리가 출시 첫 달인 지난해 1월보다 39.4% 증가한 3222대가 팔리며 전체 6571대를 국내 시장에서 판매했지만 다른 차종들의 부진에 전체 내수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2.3% 감소했다. 반면 오랫동안 발목을 잡아온 수출 부문에서 유럽지역 티볼리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40% 이상 증가하며 전체 0.2% 증가한 3511대의 수출량을 기록했다.
신차 부재에 시달리던 르노삼성은 전년 동월 대비 20%에 가까운 수출 증가에도 불구, 내수 판매가 절반 이하로 떨어지며 전체 판매가 10.5% 감소했다. 내수 판매는 지난해 1월보다 무려 63.4% 감소한 2101대를, 수출은 17% 증가한 1만2923대로 전체 1만5024대의 판매를 기록했다.
국내 완성차 업계 향후 전망 역시 그리 밝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경기 침체로 따른 수요 감소와 수입차 공세 강화, 신흥시장 성장 둔화 등의 악재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판매 신장을 이끌었던 각 사별 볼륨 모델 신차 부재도 올해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는 요소다.
이에 각사는 올해 화두로 떠오른 친환경 차량과 신규 모델들을 중심으로 판촉활동을 강화해 어려운 여건을 타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자료/각 사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