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최근 국내 시장에서 경쟁 일본사 대비 주춤한 실적을 보이던 혼다가 올해 모처럼 주력 신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 추가로 반등을 노린다. 하지만 디젤 라인업 부재와 부족한 전시장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11일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혼다코리아는 4511대를 판매했다. 전년 대비 25.3%의 증가한 수치지만 지난 2008년 1만2356대를 판매하며 정점을 찍었던 것과 비교하면 7년새 절반 이하로 판매량이 줄어들었다.
같은기간 일찌감치 자리잡은 고급브랜드 렉서스, 인피니티를 등에 업은 토요타와 닛산이 약 3배의 성장세를 기록한 것과 상반된 분위기다. 지난해 토요타·렉서스와 닛산·인피니티는 각각 1만5781대, 8711대씩을 국내에서 판매했다.
한때 수입차 시장 점유율 20% 이상을 기록하던 혼다가 최근 부침을 겪는 이유 중 하나는 가솔린 중심의 라인업이다. 폭스바겐 사태로 이미지에 타격을 입긴 했지만 지난달 국내 시장에 등록된 수입차 중 디젤 모델의 비중은 68.4%로 여전히 압도적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혼다가 국내에서 판매 중인 전 모델이 가솔린 차량인 점은 하이브리드에 특화된 토요타·렉서스와 Q50 디젤을 자리매김 시킨 닛산·인피니티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부족한 전시장과 고급 브랜드 부재 역시 아쉽다. 지난달 기준 토요타·렉서스와 닛산·인피니티가 각각 40개, 34개의 전시장을 보유한 데 반해 혼다는 10개에 불과하다. 경쟁사 고급브랜드 전시장(렉서스 20개, 인피티니 11개)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또 지난해 토요타 보다 판매량이 많았던 렉서스와 닛산의 절반 이상에 달하는 판매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던 인피니티 등의 고급 브랜드 상승세를 감안하면 고급 브랜드 '어큐라'의 국내 부재는 뼈아픈 대목이다. 특히 국내를 비롯해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나날이 고급 브랜드 무게감이 더해지고 있어 빈자리는 더욱 크게 느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혼다는 최근 출시된 CR-V, 파일럿에 상반기 내 도입될 소형 SUV HR-V를 앞세워 여전히 높은 SUV 수요를 공략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CR-V와 전체판매의 84%를 합작한 주력 세단 어코드의 신모델 역시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혼다 관계자는 "HR-V, CR-V, 파일럿으로 이어지는 SUV 전 라인업 구축과 스테디셀러 어코드 신형은 올해 지난해보다 35% 판매증가 목표를 세울 수 있는 요소"라며 "초반 물량 확보에 실패하며 신차 출시 이후에도 전체 판매량이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지만 현재 어코드 약 800대, CR-V 100대, 파일럿 150대씩의 대기 수요가 존재하고 3, 4월경 물량이 풀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혼다는 올해 국내시장에 소형부터 중형, 대형에 이르는 SUV 라인업 구축으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소형 HR-V(왼쪽), 중형 CR-V(가운데), 대형 올 뉴 파일럿(오른쪽). 사진/혼다코리아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