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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비만해진 비만, 과대 포장된 운동
입력 : 2016-02-29 오전 6:00:00
사람들이 갈수록 더 찐다고 한다. 살이 찌면 건강과 생명을 위협한다고 한다. 찐 살을 빼기 위해서는 다이어트와 운동이 필요하고, 체중조절은 건강한 삶을 위한 기본적이며 필수적인 조건이자 자기 관리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학교는 물론, 가족들이, 직장동료와 상사들이, 언론과 정부도 살 좀 빼라고 한다. 건강하게 먹고 적절하게 운동을 해야만 한다고 말한다. 살이란 우리사회에서 부정적인 단어를 너머 피해야할 대상이다. 과연 많이 나가는 체중은 건강을 해칠까? 그리고 체중조절을 위해 우리는 조심스레 먹고 더 많이 운동을 해야 할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체중은 목표 대상이 아닌 결과물이다. 쉽게 말해, 원하는 그 체중을 갖는다고 건강해지지 않는다. 오히려 어떻게 했길래 그 체중에 이르렀는지가 중요하다. 다시 말해 쪘다고 해도 잘 먹고 잘 움직인 결과로 찐 것이라면 이는 건강을 담보한다. 반대로 흔히들 말하는 정상체중이라고 해도 억지로 만들어진 것이라면 이는 건강을 해칠 확률이 높다. 잘 먹고 잘 움직이면 우리 몸은 알아서 자기 체중을 찾아간다. 그리고 이 상태가 건강한 것이다. 조금 찌든 조금 마르든 문제없다.
 
우리는 왜 찐 것에 대해 걱정하고 남의 눈총을 받을까. 아마도 이것은 우리사회가 비만을 비만하게 만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비만이라는 녀석의 태생적 속성과 의미를 부풀린 것이다. 헛소리가 아니다. 학자들도 잘 알고 있고 학계에서도 인정되는 사실이다. 다만 사람들의 건강을 위해 진행된 다자들의 다각적인 노력과 전략들이 지금의 비만에 대한 편견을 만들고 만 것이다.
 
비만의 편견은 먹는 것 외에 운동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살을 빼고 비만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운동도 한 몫 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운동이 소개되는 것은 물론 꼭 필요한 운동, 위험한 운동, 빠르고 간편한 운동도 소개된다. 과연 좋은 운동과 나쁜 운동은 있을까? 물론 그렇지 않다. 운동은 사람에 따라 서로 다른 효과를 발휘한다. 해야만 하는 사람이 있다면 하지 않아도 큰 문제없는 사람도 있다. 많이 한다고 더 건강해지거나 적게 한다고 위험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은 먹지 않으면 죽는다. 움직이지 않아도 죽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 잘 먹고 더 잘 움직이면서 적정한 외모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생각은 믿음으로 바뀌어 체중이 불면 건강에 위협이 될 것이라 맹신한다. 이 모든 것은 체중에 대한 사회압박과 세뇌에 의한 과학적으로 불합리한 허구다. 건강한 음식과 운동은 따로 없으며, 건강을 위한 정상적인 체중도 없다. 조물주는 인간의 정상체중을 정하지 않았다. 모두 인간이 임의적으로 만든 기준에 불과하고 그 기준에 들도록 강요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편히 충분히 먹고 일상생활 중에 많이 움직이려는 노력만으로도 거의 모든 사람들의 건강은 보장된다. 체중이 조금 더 나가도, 덜 나가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굳이 체중이 걱정이라면 목표가 아닌 결과로써의 체중인지만 생각해 보면 된다. 비만해진 비만과 과대 포장된 운동에 신경 쓰지 말자.
 
이대택 국민대학교 스포츠건강재활학과 교수, 스포츠문화연구소 소장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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