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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노량진시장 고비 넘겼지만 숨찬 정상화
도매기능 80% 회복, 소매상인 절반 이상 이전 완료
입력 : 2016-05-10 오후 6:00:00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노량진시장 현대화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본래 기능인 도매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이전을 거부했던 상인들도 하나둘 새로운 시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있다. 다만 현대화시장과 구시장으로 상권이 분산된 탓에 예전의 활기를 되찾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0일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3월 개장 이후 전체 소매상인 654명 중 358명이 현대화 시장으로 입주를 완료했다. 현대화시장이 문을 열기 전 231명의 상인이 입주한 이후 두 달 동안 127명의 상인들이 추가로 이전한 것이다. 소매상인들과 더불어 회식당과 건어물 상인들도 95% 이상 이전을 마쳤다. 덕분에 개장 초기 썰렁했던 판매장과 회식당 등 편의시설을 찾는 고객들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도매시장도 초기 부진을 벗고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3월16일 개장 당시 80톤, 3억5700만원에 그쳤던 경매물량은 지난 3일 272톤, 10억4000만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됐던 물량과 비교해 80%에 달하는 수준이다.
 
현대화시장이 문을 열 당시 이전을 반대하는 소매상인들이 많아 경매물량도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개장 두 달 만에 예년 수준을 회복하며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다.
 
하지만 현대화시장과 기존 시장으로 상권이 나뉘면서 소매상점들의 매출은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현대화시장의 한 소매상인은 "구시장에 비해 현대화시장이 깨끗하고 주차장이나 화장실 등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좋다"면서도 "아직 상권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매출은 이전에 비해 20% 넘게 줄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은 "이전 후 단골손님들이 많이 줄었다"며 "상호보다는 위치를 기억하고 오시는 손님들이 많은데 이전으로 가게 위치가 바뀌면서 단골손님들도 잃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전을 거부하는 상인들 대부분이 구시장의 목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고객들이 분산되기 때문이다. 특히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시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의 경우 현대화시장 보다는 구시장을 먼저 거쳐야 하기 때문에 현대화시장으로 유입되는 고객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이다.
 
오는 2018년 9호선 노량진역과 현대화시장을 잇는 지하연결통로가 완공될 예정이지만 그전까지는 현재의 동선을 그대로 이용할 수 밖에 없다.
 
아울러 현재 영업을 하고 있는 구시장이 철거돼야 연결통로 공사도 속도를 낼 수 있어 수협과 구시장 상인들과의 신속한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수협은 구시장 상인들의 추가 이전을 계속해서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수협 관계자는 "현재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구시장 비상대책위원회를 제외하고는 이전을 희망하는 상인들은 모두 모셔올 것"이라며 "비대위 62명을 대상으로는 지난 4일 구시장 무단점유에 따른 명도소송 소장을 법원에 접수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화시장 개장 이후 추가 이전한 127명의 상인들은 현재 임시로 배정받은 자리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 수협은 구시장 상인들의 추가 이전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다음달 말쯤 이들을 대상으로 자리를 추첨해 판매장을 배정할 계획이다. 
 
노량진시장 현대화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현대화시장과 구시장으로 상권이 분산되면서 상인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들이 점유이전금지가처분 집행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최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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