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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비주류 표심 이종걸에게 쏠렸나
입력 : 2016-08-05 오후 8:46:39
[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선출하는 8·27 전당대회 예비경선에서 유력 당권주자였던 송영길 후보가 탈락하는 이변이 발생했다.
 
송 후보는 당초 추미애 후보와 '2강'으로 평가됐다. 따라서 예비경선 탈락자는 범주류지만 원외인사라는 약점이 있는 김상곤 후보나 출마 선언 직전 갈팡질팡 했던 이종걸 후보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송 후보는 5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대표 예비경선 결과 총 363명의 선거인단 중 263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가장 적은 표를 받아 탈락했다. 더민주는 탈락자만 발표했을 뿐 세부적인 득표 결과는 공개하지 않았다.
 
인천시장을 지낸 송 후보는 선거인단에서 약 25%를 차지하는 기초자치단체장의 지지를 받는 등 상당한 고정표를 확보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는 이날 경선에서도 “자치분권의 정당을 만들겠다”며 “정권교체에 성공한 이후로는 지방자치단체 대표를 인수위원회 핵심에 참여시켜 자치분권 철학이 관철되는 민주정부 3기를 만들어내겠다”고 강조했다.
 
송 후보가 탈락한 것은 선거인단 중 비주류의 표가 이종걸 후보에게 쏠린 여파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송 후보 보다 비주류 정체성이 더 강한 이 후보에게 표심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주류와 비주류를 아우르는 전략이 송 후보에게 오히려 독이 된 셈이다.
 
그간 송 후보는 당내 친문(문재인)·친노(노무현) 그룹에게 적극적인 구애의 손길을 보냈다. 송 후보는 지난달 24일 봉하마을에 내려가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고, 같은달 9일에는 네팔에서 새벽 5시반 비행기로 귀국한 문재인 전 대표에게 아내 남영신씨가 인천공항에 나가 꽃다발을 전달하기도 했다.
 
반대로 이 후보는 뚜렷한 비주류 정체성을 견지함으로써 비주류 표를 지켜냈다. 비주류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사분오열된 집단이 아님을 보여주기 위해 이심전심 이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비주류 측 후보가 적어도 컷오프는 당하지 않아야 한다'는 위기감의 표현이었다. 이른바 '이종걸 언더독 효과'(패할 것으로 예상되는 후보를 지지하는 현상)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예비경선의 속성도 송 후보 탈락이라는 파란의 조건이었다. 예비경선은 '1등 하기' 게임이 아니라 '꼴찌 안하기' 게임이다. '1등 하기' 게임인 본선에서는 주류·비주류를 아우르는 통합적 행보가 유효하지만 '꼴찌 안하기' 게임에서는 이 후보처럼 정체성을 확실히 드러내 집토끼를 잡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대부분의 비주류 표가 이 후보에게 몰리다 보니 송 후보는 주류측 표를 추미애, 김상곤 후보와 나눠 가질 수밖에 없었는데, 추·김 두 후보에 비해 득표력에서 밀려 결국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는 분석이 나온다. 송 후보는 예비경선 결과 발표 뒤 기자들과 만나 “예상을 못했다”며 “예비경선이다보니 순위가 안 나오고 전략적 배제 등 여러가지 고민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당대표 후보가 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예비경선대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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