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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엉터리 보고서에 속아 대우조선 지원"
제윤경, 정부 '2800억 흑자' 예상…대우조선은 한달후 적자 전망
입력 : 2016-09-01 오후 5:01:44
[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삼정KPMG 실사보고서의 향후 실적 전망치가 대우조선해양 경영진이 전망한 경영계획에 비해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예측됐다는 지적이 정치권에서 제기됐다. 실사보고서는 올해 당기순이익을 2802억원 흑자로 전망했지만 한 달 뒤 대우조선해양 이사회 안건에 올라온 내부 경영계획에는 916억원 적자로 예상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이 산업은행에서 제출받아 1일 공개한 ‘대우조선해양 이사회 부의안건’ 자료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이 지난해 11월25일 이사회 안건에 올린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3565억원 흑자,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916억원 적자로 나타났다.
 
이는 불과 한 달 전 정부와 산업은행이 4조2000억원의 유동성 지원 규모를 결정할 때 참고한 삼정KPMG 실사보고서의 전망치와 크게 다른 수치다. 실사보고서에는 같은 기간 영업이익 전망치로 4653억원,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2802억원 흑자로 추정했다. 이는 대우조선해양의 경영계획 자료와 비교해 영업이익은 1080억, 당기순이익은 3718억원의 차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983억원과 1조4524억원으로, 삼정 실사보고서의 예상보다 한참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당시 대우조선해양 내부에서는 2016~2018년 각각 108억과 104억, 106억 달러의 수주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연평균 106억 달러로, 서별관회의 전망보다 10% 낮은 수치다. 실사보고서에 따르면 같은 기간 수주 전망치는 각각 115억2400만달러와 116억6000만달러, 119억3000만달러로 추정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7월말 기준으로 9억8000만 달러의 수주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는 서별관회의 실사보고서의 수주 전망인 115억2400만달러의 8.5%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정부와 산업은행이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전망한 실사보고서를 근거로 대우조선해양의 지원 방안을 계획하다 보니 부채 규모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윤경 의원은 “법정관리나 자율협약에 들어가지 않기 위해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도록 대우조선이 자료를 왜곡했거나 회계법인들이 자료검증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라며 “정부는 엉터리 실사보고서에 속아 수조원의 혈세를 쏟아 부었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직원 상당수는 서별관회의의 당사자들이 참석한 청문회 개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 소속 더민주 박용진 의원이 지난달 31일 입수한 ‘산업은행 전직원 의견 수렴 조사’ 자료에 따르면 산업은행 직원 대부분이 국회의 서별관회의 청문회 개최 필요성에 공감했다.
 
‘국정감사나 청문회 개최에 공감하지만 서별관 회의 당사자들은 빠질 것 같아 우려된다’는 응답이 42.3%, ‘국정감사나 청문회 개최가 필요하며 재발방지를 위해 산은법 개정도 다뤄져야만 한다’는 답변은 36.8%였다. 청문회 개최에 부정적인 의견은 13.9%였다.
 
70% 이상이 청문회 개최에 공감하면서 정부 책임자들이 빠져 나가는 것을 우려하거나 산업은행의 자율성 보장을 주장한 것이다. 설문조사는 산업은행 노조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임원진을 제외한 2144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박용진 의원은 “부실기업 지원 결정의 책임은 서별관회의, 이를 실행한 책임은 산은 이사회에 있다”며 “청문회에서 서별관회의 관련자는 물론 이 결정을 추인한 산은 이사진에 대해서도 책임 소재를 분명히 가려, 필요하다면 퇴진까지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별관회의 청문회’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와 정무위원회 연석회의 형태로 오는 8~9일 이틀간 열린다.
 
여야는 당시 서별관회의에 참석했던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전 경제부총리)과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았다. 서별관회의 핵심 인사 가운데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만이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종적을 감춘 상태여서 참석이 불투명한 상태다.
 
지난달 16일 서울 중구 다동 대우조선해양 본사 사옥앞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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