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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중견·중소건설사 양극화 바람
8월 건설경기실사지수 중견·중소건설사 큰 폭 하락
입력 : 2016-09-18 오전 11:00:00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수도권과 지방 간 분양시장 양극화에 이어 건설업계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조절하기 위해 각종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주택시장 호황이 지속되면서 대형 건설사들은 승승장구 하고 있는 반면 중견·중소 건설사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정부 SOC 사업 의존도가 큰 중견·중소 건설사의 경우 관련 예산이 점차 감소하고, 올 여름 혹서기로 인해 사업 진행률이 떨어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18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건설기업경기실사지수(CBSI)는 전월 대비 12.4p 하락한 78.6을 기록했다.
 
건설기업경기실사지수(CBSI)는 100을 기준으로 긍정 응답이 많으면 100 이상이 되며, 부정 응답이 많으면 100 미만으로 떨어진다. 따라서 지수가 100 이상이면 경기가 좋고 100 미만이면 경기가 좋지 않다고 판단할 수 있다.
 
CBSI는 지난 7월에 전월비 13.4p 상승한 91.0을 기록해 최근 11개월 가운데 최고치를 경신했는데, 8월 들어서는 다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또 지수자체도 2개월 만에 80선 아래로 하락해 건설기업의 체감경기 침체 수준이 다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형 건설사는 전월과 동일한 100.0을 기록해 체감경기가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나타난 반면 중견 건설사 지수는 전월비 24.2p 급락한 78.8을 기록해 지난 1월 76.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중소기업 지수는 전월비 13.5p 하락한 53.2로 체감경기 수준이 더욱 악화됐다.
 
중견·중소 건설사의 경우 지난달 신규 공사 수주가 전월보다 크게 감소한 것이 지수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내년도 SOC 예산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지수 하락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30일 기획재정부는 2017년 예산안 발표를 통해 내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올해보다 1조9000억원(8.2%) 줄어든 21조8000억원으로 책정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내년 SOC 예산은 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이중 도로와 철도, 수자원 예산이 각각 11.1%, 8.8%, 13.4% 감소했다.
 
내년 SOC 예산 중 도로 분야는 7조4134억원으로 올해(8조3409억원)보다 9275억원(11.1%) 감소했다.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는 등 주택 과잉 공급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데 SOC 예산마저 줄어 일감 부족에 대한 걱정이 크다"며 "신사업을 모색해야 한다는 말이 많지만 조직이나 자금이 충분하지 못한 중견·중소 건설사들은 새로운 사업에 대한 검토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형사들은 주택경기 호황에 힘입어 여전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중견·중소 건설사들의 경우 8월 혹서기로 인해 작업률이 크게 떨어진 데 비해 대형사들은 큰 움직임 없이 평소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 발표 이후 혹서기에도 불구하고 분양시장의 열기는 더욱 높아졌다.
 
대형사 관계자는 "가계부채 대책 등 각종 정부 대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전국 주요 사업장의 분양열기는 여전하다"며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는 이상은 현재의 열기를 꺼트리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건설기업경기실사지수의 9월 전망치는 8월 실적치 대비 5.3p 높은 83.9를 기록했다. 실적치 대비 익월 전망치가 높은 것은 건설기업들이 9월에는 건설경기가 8월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추석 이후 9~10월 두 달 동안은 전국에 8만5600여 가구의 신규 물량이 쏟아진다. 9월 분양을 준비해온 아파트들이 추석 연휴를 피해 일정을 조정하면서 추석 이후로 물량이 집중된 탓이다.
 
이홍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통 9월에는 혹서기가 끝난 계절적 요인으로 지수가 상승하는 경우가 많고, 8월 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한 데 따른 기저효과 등도 영향을 미쳐 9월에는 8월 대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분양시장에 이어 대형사와 중견·중소건설사 간에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서울 도심의 한 아파트 건축현장의 모습. 사진/뉴시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최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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