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유권자 이념성향, 국정농단·대선 거치며 '진보우위' 더욱 굳어져
작년초 '보수 6%p 우위'서 '진보 10%p 우위'로 역전…"보수층, 대거 중도 이동한 결과"
입력 : 2017-05-15 오후 5:48:01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사태를 거치며 올해초 진보 우위로 바뀐 유권자 이념성향이 대선이 끝나는 시점에서는 더욱 공고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지난해 3월부터 대선이 끝난 5월 중순까지 월간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2월 조사결과에서는 보수층과 진보층이 각각 22.7%와 28.4%로 진보층이 대략 5%포인트 앞섰지만 대선이 끝난 시점인 5월 중순 조사 결과에서는 ‘진보 10%포인트 우위’로 더 격차가 벌어졌다. <뉴스토마토>는 지난 3월14일자 보도에서 한국갤럽의 지난해 1월에서 올해 2월까지 조사를 분석한 결과 진보와 보수의 격차가 ‘보수 6%포인트 우위’이던 것이 ‘진보 10%포인트 우위’로 크게 역전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최근 3달 사이 ‘진보로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표밭이 더욱 굳어진 모습이다.
 
이런 흐름은 크게 두 번의 역사적 사건을 통해 뚜렷이 나타났다. 첫 번째 변곡점은 지난해 4월 총선이었다. 총선에서 당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대패하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중도진보 세력이 압승을 거두면서 보수층 유권자들의 비율이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총선 전인 지난해 3월에는 30.4%였지만 총선 이후 26.7%로 4%포인트 가까이 빠진 점이 이를 방증한다. 같은 기간 진보층 유권자는 3%포인트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총선 이후에도 근소하게나마 보수 우위였던 유권자 이념 지형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후 진보 우위로 바뀌게 된다. 지난해 10월24일 최순실 태블릿 PC 보도가 터지면서 11월부터 스스로 진보라고 밝힌 응답자가 보수 응답자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보수층은 23.8%에서 21.4%로 2%포인트 이상 줄었고, 진보층은 같은 기간 21.3%에서 23.8%로 3% 가까이 늘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추세도 이와 비슷했다. 갤럽 관계자는 15일 “총선 전후에 각 당의 정당 지지도도 변했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념적인 지향성도 바뀌었다”며 “특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같은 경우에는 명확하게 진보적인 입장을 가진 분들이 많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리얼미터 관계자도 “지난해 10월까지는 스스로가 보수라고 인식하는 사람들이 진보보다 더 많았는데 11월부터 진보가 더 많이 늘어났다”며 “물론 큰 폭은 아니지만 지난달까지 계속 격차가 커지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대선이 다가오면서 보수층 유권자들이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리얼미터 자료를 보면 보수층 비율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올해 4월까지 21.5%로 꾸준히 줄어들었지만 5월에는 25.6%로 4%포인트 이상 증가하는 등 대폭 상승했다. 갤럽 조사에서도 보수층 비율이 지난달 초 27.7%에서 대선이 끝난 이후인 5월 조사에서는 32.5%로 5%포인트 이상 올랐다. 하지만 진보 유권자 비율도 리얼미터와 갤럽 각각 6%포인트, 3% 포인트 오르며 격차는 유지됐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실제로는 보수 성향이지만 중도나 무응답을 택하는 이른바 ‘샤이 보수’가 여론조사 과정에서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보수정권 10년'을 거치면서 반성하는 기운이 있는 가운데 원래 보수 성향의 이들이 자신을 중도라고 성향을 드러내는 것일 수 있다”며 “앞으로 중장기적으로 지켜봐야 된다. ‘샤이 보수층’이 보수정권의 몰락을 보면서 보수라고 하기에 민망해서 중도라고 한 것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 두번째)이 지난 9일 밤 서울 광화문 세종로 소공원에서 열린 대국민 인사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핸드폰 불빛을 비추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박주용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