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이 회사 설립 48년 만에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 사실상의 그룹 분리다.
SK케미칼은 21일 이사회를 통해 SK케미칼 홀딩스(가칭)와 SK케미칼 사업회사(가칭)로 회사를 분할하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인적분할을 통해 기존 존속법인은 지주회사인 SK케미칼 홀딩스로 전환하고, 신설회사인 SK케미칼 사업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이다. 지주회사와 사업회사의 분할 비율은 48 대 52이다. 이에 따라 지주사는 자회사 관리에, 사업회사는 기존 사업의 경영효율성을 제고하는데 주력하게 된다. 각 사업회사는 고유 사업영역에서 독립적인 책임경영을 펼치게 된다.
SK케미칼은 지주회사 전환을 준비하는 첫 단계로 보유 중인 자사주 전량을 소각 또는 매각하기로 했다. 통상 인적분할 시 자사주 활용을 통해 지배력을 높여왔지만, '자사주 마법'에 대한 비판여론과 재벌개혁을 천명한 정부의 경제민주화 기조를 의식한 듯 보인다.
지주회사법에 따라 SK주식회사와 함께 보유하고 있는 SK건설 지분(28.25%)을 정해진 기한 내 해소하면 사실상 그룹 분리가 이뤄진다. SK그룹과의 지분 연결도 완전히 끊어지게 된다.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이 이끄는 지주회사가 SK그룹 내에 상존하는 그룹 내 그룹 모양이 될 수도 있다. SK케미칼의 최대주주는 올 1분기말 기준 최창원 부회장 외 특수 관계인으로 전체 주식의 20.68%에 해당하는 502만5733주를 보유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SK케미칼의 SK건설 지분 해소가 완료되면 물리적으로는 그룹과 완전 분리되는 셈”이라며 “다만 그룹 이념과 인력, 브랜드 등은 계속 공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