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현대자동차가 1회 충전시 580km 주행이 가능한 2세대 수소연료전지차 양산 계획을 내놓으며 일본에 빼앗긴 수소차 주도권 되찾기에 나섰다. 그러나 수소차 대중화의 핵심은 1회 충전시 주행거리 성능보다는 편리하게 충전할 수 있는 수소충전소 인프라 구축이다. 정부는 2020년까지 수소차 1만대 보급, 수소충전소 100기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21일 민관 합동 조직 수소융합얼라이언스에 따르면 국내에 설치된 수소충전소는 연구용 5곳을 포함해 총 11곳이다. 이미 지난 2013년
현대차(005380)가 1세대 수소차 '투싼ix35' 양산을 시작했지만 수소차 보급을 뒷받침해 줄 충전소 설치는 4년 동안 11곳에 불과해 보급이 더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수소차는 수소연료전지에서 발생되는 전기를 이용해 차를 움직이는 전기모터를 작동, 오염물질 대신 물을 배출하면서 '궁극의 친환경차'로 불리고 있다.
현대차와 토요타, 혼다를 중심으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수소차의 주행거리를 늘리는 기술 개발을 진행중이다.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현대차 마북환경기술연구소 수소충전소에서 양웅철 현대차 부회장(오른쪽)이 지켜보는 가운데 최양희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액화수소 연료를 주입하고 있다. 사진/미래창조과학부
현대차가 지난 2000년부터 수소차 개발에 팔을 걷어부치면서 수소차시장 주도권을 거머쥐는 듯 했으나 수소차 보급에는 후발주자인 일본 토요타가 앞섰다. 토요타는 지난 2014년 수소차 '미라이'를 출시한 뒤 일본과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지난 9월까지 총 4268대를 판매했다. 반면 이 기간 투싼ix35는 1년 이른 출시에도 불구하고 834대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는 수소충전소와 같은 인프라 구축이 완성차업체의 수소차 개발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소차 보급이 확대되려면 이에 따른 충전소 구축이 필수적임에도 국내 수소차충전소 구축 속도는 매우 더디다. 일본의 경우 현재 91대의 수소충전소가 구축됐으며 여기에 8개의 수소충전소 설치를 준비중이다. 일본 정부는 2020년까지 수소차 보급 대수를 4만대로 늘리고 수소충전소 수를 160개까지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중국도 수소차 보급에 힘쓰고 있다. 지난 9일 중국에서 열린 국제연료전지차대회에서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수소차 5000대 보급과 수소충전소 100기 이상 설치, 2030년까지 100만대 이상, 1000기 이상의 충전소를 설치를 목표로 지원에 나선다고 밝혔다. 중국 완성차업체 10여곳이 수소차 개발·양산에 뛰어들었으며 정부는 2020년까지 수소차 보조금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고 충전소 설치 비용도 60%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충전소는 설치 이후 유지·관리 또한 중요하다. 수소차에 비해 빠르게 성장중인 전기차시장은 연간 1만대 판매를 돌파했지만 전기차 구매자들 사이에는 여전히 충전소 시설미비에 대한 불편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정부는 2020년까지 수소차 1만대 보급, 충전소 100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9월말 기준으로 국내에 보급된 수소차가 163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에서 수소차 1만대를 보급하기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지난달 울산에는 '수소복합충전소'가 구축됐다. 이는 가존 LPG충전소에서 수소차를 충전하는 방식이다. 지난 7월 기준 국내에 설치된 2027개 LPG충전소가 수소차 충전소로 활용된다면 수소충전소 시설 구축을 위한 부지 확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현대차는 수소복합충전소가 수소차 충전 인프라를 확대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 8월 차세대 수소전기차를 선보였다. 1회 충전시 주행가능 거리 목표는 580km로 내년 상반기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