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실적에서 접전을 펼친 끝에 LG화학이 최종 승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LG화학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3조37억원으로 2조9129억원이 예상되는 롯데케미칼을 소폭 앞설 것으로 집계됐다. 서로 2개 분기씩을 나눠가지며 1년 내내 각축전을 펼쳤지만, LG화학의 다양한 포트폴리오가 변수 대응에 유리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양사 대결에서 먼저 웃은 쪽은 롯데케미칼이었다. 1분기 영업이익 8148억원으로 LG화학(7969억원)보다 기분좋게 출발했다. 지난 2016년 시작된 주요 제품 시황호조가 연초까지 지속, 기초소재 비중이 큰 롯데케미칼 수익성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롯데케미칼의 기초소재 영업이익은 전체 70% 이상으로 40% 수준의 LG화학에 비해 높다.
하지만 2분기 롯데케미칼은 유가하락에 핵심 기초소재인 에틸렌 스프레드(원료가와 제품가 격차)가 1분기 대비 30% 가량 줄어들며, 전년 동기 대비 22.4% 하락한 632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데 그쳤다. 1분기 실적을 견인했던 스프레드가 발등을 찍은 셈이다.
반면, LG화학은 6분기만에 적자를 벗어난 전지부문을 비롯해 정보전자소재, 바이오 등 고른 사업 부문이 호조를 보이며 전년 동기 대비 18.7% 증가한 726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5분기만의 1위 탈환이었다.
※4분기 및 연간 영업이익은 증권업계 추정치. 자료/각 사 및 증권업계.
LG화학은 3분기 역시 전지부문 흑자기조 유지와 자회사 팜한농 손실 폭을 크게 줄이며 2분기 연속 롯데케미칼을 따돌렸다. 해당 분기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은 7897억원, 7662억원이었다. 롯데케미칼은 허리케인 변수에 계절적 비수기도 극복한 시황 호조에도 불구, 말레이시아 자회사 LC타이탄의 정기보수 여파에 영업이익이 감소하며, 근소한 차이로 재차 1위를 내줬다.
4분기는 롯데케미칼이 다시 반격했다. 화학제품 원료인 납사 가격이 전분기 대비 25%나 상승한 악재에도 불구, 연말까지 지속된 유가상승과 3분기 허리케인 여파로 인한 제품가격 상승 등이 겹치며 6993억원의 영업이익이 전망된다. LG화학은 롯데케미칼에 비해 적은 기초소재 마진폭 축소 속 전 사업부문 실적 개선으로 6904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되지만, 겹호재를 맞은 롯데케미칼을 넘어서진 못할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4분기 기초소재 부문에 반영된 마진 폭 축소는 롯데케미칼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9.2% 뒷걸음질 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같은 기간 49.5%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한 LG화학과의 연간 영업이익 격차를 뒤집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각 사 포트폴리오의 장단점이 극명하게 드러난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