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1. 고아원에서 잦은 폭행을 당한 후 정신장애 3급 판정을 받은 A씨는 식당 일과 도자기 빚는 일 등을 했으나 수전증과 우울증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노숙을 하게 됐다. 오랜기간 방황하던 A씨는 노숙인 재활센터의 도움을 받아 적응기간을 거쳐 병원 의무보조원으로서 자신보다 더 힘든 이웃을 돕고 보람을 찾으며 자립의 꿈을 키우고 있다.
#2. 교도소에서 출소한 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B씨는 사회의 냉대 속에 노숙인들 사이를 전전하다 용기를 내 무작정 서울시청을 찾았다. B씨의 마지막 용기는 사회적기업 두바퀴자전거로 이어졌고, ‘더이상 후퇴할 곳이 없다’라는 각오로 지금까지 일을 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가 노숙인에게 제공한 일자리 2683명 가운데 232명이 민간 일자리를 찾아 실질적으로 자립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에도 250명 자립을 목표로 91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2700명의 노숙인과 쪽방주민이 안정된 근로환경 속에서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작년 일자리를 연계한 2683명 가운데 민간 일자리를 찾거나 중도 이탈한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50~60%를 유지하는 동시에 노숙인을 추가로 참여하도록 하는 형태다.
올해는 단순히 수적으로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근로유지에 중점을 두고 근로능력 평가, 교육, 일자리 프로그램, 사례 관리 강화 등을 통해 노숙인들의 일자리가 안정 단계에 들어설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서울노숙인일자리지원센터를 통해 자격증 취득지원 프로그램과 이력서 작성 등 취업 컨설팅을 하는 취업성공 열린학교를 새롭게 운영한다.
또 일하는 노숙인의 자조모임도 만들어 노숙인 간의 네트워크를 형성해 관계를 형성하고 함께 마음치유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서울시는 작년처럼 정밀조사와 분석·평가를 거쳐 근로능력을 5개 그룹으로 나눠 근로능력에 맞춰 일자리를 제공할 방침이다.
서울시가 지난해 노숙인 6069명을 대상으로 근로능력을 평가한 결과, A그룹 451명(8%), B그룹 1509명(25%), C그룹 1362명(22%), D그룹 2211명(36%), E그룹 536명(9%)으로 나타났다.
시는 지난해 근로능력평가 후 1년 간 적용 결과와 올해 그룹별 적용 결과를 비교 분석해 정책을 보완할 예정이다.
근로능력이 미약하거나 없는 그룹은 공동자활작업장으로, 근로능력을 갖춘 그룹은 공공일자리로 우선 배치하고 근로 능력에 따라 점진적으로 자활의 단계를 높여 최종적으로 민간 일자리를 찾아 사회 복귀에 이를 수 있도록 돕는다.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노숙인 복지센터 보현의 집 입구에 문을 연 ‘내 생애 에스프레소’ 카페 1호점에서 손님들에게 커피를 서비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