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시가 사용하고 버려지던 커피 찌꺼기를 수거해 퇴비로 재활용한다.
시는 전국 최초로 커피 찌꺼기를 축산농가의 퇴비로 재활용하는 체계를 마련했다고 6일 밝혔다.
시는 매립·소각되던 커피 찌꺼기를 재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지난해 시범사업을 거쳐 민관 협력방안으로 커피 찌꺼기를 농가의 퇴비로 재활용할 수 있게 됐다.
커피찌꺼기를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커피전문점의 분리배출 협력과 수거 및 운반 체계 구축, 최종 재활용시설 확보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에 시는 커피전문점에서 커피 찌꺼기에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게 종량제봉투 또는 투명한 비닐봉투에 담아 생활폐기물 배출 시 함께 내놓게 요청했다.
자치구에서는 환경미화원들이 생활폐기물을 수거할 때 별도로 커피 찌꺼기를 수거해 적환장에 모아 놓으면 공공근로자들이 커피 찌꺼기 봉투를 파봉해 톤백에 옮겨 담는다.
재활용업체에서는 톤백에 담긴 커피 찌꺼기를 그동안 수분조절제로 사용하던 톱밥 대신에 축분과 섞어 친환경 퇴비로 재활용함으로써 악취도 줄이고 원가도 절감한다.
국내 커피 소비량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15% 성장해, 2016년 기준 성인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이 377잔에 이른다.
그러나 원두는 단 0.2%만 커피를 내리는 데 사용되고 나머지 99.8%가 찌꺼기로 배출돼 매장당 하루 3~5kg정도 버려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피 찌꺼기는 대부분 일반 생활폐기물과 혼합되어 매립?소각되며, 아주 적은 양만이 퇴비나 화분 등으로 재활용되고 있다.
커피찌꺼기는 비료품질 검사결과 유기물, 수분 등 검사 항목 모두가 퇴비기준을 만족하고 있어 친환경 퇴비로 손색이 없다.
현재 커피 찌꺼기 재활용 사업에 참여하는 자치구는 종로, 동작, 구로, 송파, 강동 5개 자치구며, 서울시는 현재까지 약 30톤의 커피 찌꺼기를 수거해 퇴비로 재활용했다.
앞으로 5개 자치구에 있는 2600여개의 커피전문점이 모두 참여하면 1일 8톤(연간 2900톤)의 커피 찌꺼기를 재활용하게 된다.
커피 찌꺼기 재활용 체계는 폐기물 매립·소각량을 줄여 폐기물 처리비를 절감하고, 커피전문점 종량제봉투 구매 비용을 아끼고 축산 농가의 경우 원가도 절감하고 냄새도 줄일 수 있다.
최홍식 시 자원순환과장은 “커피 찌꺼기 재활용 체계를 통해 폐자원이 선순환할 수 있게 됐다”며 “의미 있는 사업인 만큼 앞으로 더 많은 자치구와 커피전문점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성동구 서울숲공원에서 스타벅스코리아, 환경부, 자원순환사회연대 관계자들이 커피 찌꺼기를 활용한 서울숲 정원 가꾸기를 하고 있다. 사진/스타벅스코리아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