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미용업이나 분식점이 최저임금이나 근로계약서 같은 노동권익 보호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지난해 5~11월 분식·김밥전문점, 커피전문점, 편의점, 미용실, 통신기기소매점 등 7개 업종의 1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 3444곳을 근로인식 설문조사를 실시해 24일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시 민생침해모니터링단이 직접 노동권익 보호 사각지대에 놓인 소규모사업장을 방문해 조사한 결과, 근로기준 준수의 근간이 되는 근로계약서의 경우 81.2%가 작성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답변은 11.2%, 작성은 했지만 받지 못했다는 답변도 7.1%였다.
특히 분식점은 330명 가운데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받은 노동자가 197명으로 59.7%에 불과했다. 101명(30.6%)은 아예 근로계약서를 작성조차 하지 않았으며, 30명(9.1%)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더라도 받지 못했다고 답해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었다. 미용업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받은 비율이 73.9%에 그쳤으며, 8.9%는 작성했으나 받지 못했고, 13.9%는 작성조차 하지 않았다.
최저임금 준수 여부는 3444명 가운데 대부분인 3323명(96.5%)이 최저임금 이상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최저임금 이하를 받는다는 답변은 113명으로 3.3%에 그쳤다. 근로계약서 작성 여부와 마찬가지로 미용업(7.4%), 분식점(5.5%)에서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답변이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았다. 최저임금 미준수 비율이 가장 낮은 커피전문점이 1.1%인 것에 비해 분식점은 5배, 미용업은 7배 가까이 높았다.
주휴수당, 초과수당, 연차휴가, 퇴직금 등을 ‘알고 있다’는 답변은 평균 84.1%로 비교적 높은 편이었다. 지난해 81.6%보다는 인지도가 전반적으로 향상됐지만 항목별 인지도는 초과수당(92.8%), 주휴수당(84.5%), 퇴직금 (79.6%), 연차휴가(79.6%) 순이었다. 분식점과 편의점, 미용업은 미인지도 평균이 12%를 웃돌며 두자리 수의 불명예를 이어갔다.
소규모 사업장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20대가 절반 이상(54.9%)이었고 근무기간은 1년 미만이 59.6%라고 답해 고용안정성은 대체로 낮은편이었다. 전체 조사대상의 43.9%는 시간제(아르바이트)로 일하고 있었고, 65.1%는 여성이었다.
서울시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노동권리 의식이 특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난 분식점, 편의점 등에 대해 각 자치구 식품위생교육에 노동교육도 병행하도록 요청할 예정이다. 또 소규모사업장 노동자들이 노동관계법을 인지해 자신의 노동권익을 지킬 수 있도록 교육과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서울 청담동의 한 고급 미용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