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6.13지방선거 현장24시)⑦부산시장,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후보
"부산을 동북아 물류기지로"
입력 : 2018-05-23 오후 5:12:40
[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이번엔 될 것 같아.”
 
22일 오후 2시경 부산 연제구 연산동에 위치한 혜원정사 입구로 들어서자 20대로 보이는 남녀가 절을 막 나서며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부산시장 예비후보 얘기를 하고 있었다. 석가탄신일을 맞아 지방선거 후보들이 모두 사찰로 향했던 이날 오 후보가 방문한 세 번째 절이었다. 그의 ‘3전 4기’ 정신이 통한 걸까. 이날 기자가 만난 부산 시민 열에 아홉은 “이번엔 오거돈이가 된다”며 그의 당선을 전망했다.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부산시장 예비후보가 22일 범우사에서 시민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최서윤 기자
 
아침 9시 범어사 일주문 앞에서 참배객들에게 인사하며 하루를 시작한 오 후보의 이날 일정을 동행 취재하며 느낀건 인물경쟁력을 시민들이 평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 후보가 인사하는 주변에선 “오거돈이다”하고 머뭇거리다 인사하며 악수 나누거나 “사진을 찍자”며 다가오는 시민이 수십 명은 됐다. 개중에는 20~30대 청년도 있었고, 40~60대 중년도 있었으며, 백발의 할머니, 할아버지도 있었다.
 
부산 시민 장 모씨(58세·남성)는 “옛날엔 민주당이라 안 된 거니까”라며 오 후보가 과거 세 차례 부산시장 선거에서 패배한 이유를 자유한국당이 우세했던 부산 정치지형으로 돌렸다. 장 씨는 “이제 한국당도 인심을 잃었고, 서병수 전 시장도 해운대 버스전용차로 등 잘못한 정책들이 많은 데다 여러 번 떨어진 오 후보에 동정표까지 있다”면서 “이번엔 변화가 오는 거다. 옛날에 한나라당 찍어주던 사람들 전부 오거돈이라고 한다. 이변이 없는 한 될 거다”라고 자신했다.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부산시장 예비후보가 22일 범우사에서 마주친 박주미 부산시장 예비후보를 격려하는 모습. 사진/최서윤 기자
 
민주당이라 안 된다는 걸 그가 몰랐을 리 없다. 부산은 지금껏 한 번도 민주당 민선 시장을 배출한 적이 없다. 왜 그토록 ‘민주당 부산시장’만 고집했는지 물었다. 오 후보는 ‘부산의 발전과 시민의 행복’이 소신이라고 했다. 그는 “그간 특정 세력이 30년 가까이 부산을 지배하다시피 해왔기 때문에 고인 물처럼, 경쟁도 변화도 없는 시절을 보냈다”며 “부산의 발전을 위해서는 정치세력의 교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2004년부터 줄곧 야권 후보로 도전해왔다”고 했다.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것과 관련해서도 그는 “하나의 전략이었다”면서 “당시 야권 단일 후보로 ‘정치권력 교체’라는 목표는 변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오 후보는 “국회의원이나 교육감에 출마하라는 권유도 받았지만 눈길 한 번 준 적 없다”면서 자신을 “부산 발전에 비전을 가진 행정·해양·교육 전문가”라고 했다. 부산 발전을 위해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 시장직이라는 주장이다. 그의 이력이 그렇다. 1973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부산광역시 행정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내무부(현 행정안전부)와 대통령비서실을 거쳐 부산시청에서 내무국과 재무국, 교통관광국 등을거쳐 행정부시장과 정무부시장을 지냈다. 2005년 해양수산부 장관이 되기 전엔 대학에서 행정학을 가르치며 교직에도 있었고, 2008년부터 4년간 한국해양대학교 총장도 했다. 이런 경험을 살려 그는 “문재인 정부가 여는 ‘평화의 시대’에 부산을 철도·항만·공항 인프라를 갖춘 동북아 물류기지로 부상 시키겠다”고 다짐했다.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부산시장 예비후보가 22일 범우사 입구에서 경성대 학생들과 사진찍고 있다. 사진/최서윤 기자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부산시장 예비후보가 22일 감로사에서 한용운 시인의 '성탄'을 낭송하고 있다. 사진/최서윤 기자
 
오 후보는 무대 매너와 친화력이 돋보였다. 법연원에 들어서자 대형 강당에 무대가 설치돼 신도들이 장기자랑을 하며 축제 분위기가 한창이었다. 오 후보는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건네받고는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부산 갈매기’를 열창하고 공연을 함께 관람한 뒤 콩나물과 버섯, 애호박과 당근 등 색색 채소가 어우러진 사찰 비빔밥으로 점심을 먹으며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조계종 감로사에서는 봉축식 낭송회에서 한용운의 ‘성탄’을 읊기도 했다. 열 댓명 정도 되는 경성대학교 학생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려는데 오 후보가 “함께 찍자”며 다가가자 학생들은 가운데 자리를 내어주며 오 후보를 반겼다.
 
이날 오 후보는 범어사에서 봉축법요식 참석을 위해 방문한 자유한국당 서병수 예비후보와 한 자리에서 만나기도 했다. 방장스님은 인사하는 두 후보에게 불교 말씀을 인용한 뒤 “지위·계급·학식이 높을수록 남녀·노소·인종을 차별하거나 남을 업신여기지 말고 겸손하라”고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부산시장 예비후보와 자유한국당 서병수 예비후보가 22일 범우사에서 방장스님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최서윤 기자
 
오 후보가 다니는 곳곳 “열심히 뛰이소” 격려하는 목소리가 많아 이번엔 정말 될 것 같은지 기자가 물었다. 10년 정도를 오 후보와 함께 일해 왔다는 캠프 관계자는 “2014년에도 여론조사 결과가 앞서다가 뒤집힌 적이 있다. 부울경엔 숨어있는 보수 표심이 많아 방심할 수 없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개혁과 변화의 명분을 위해서는 절대적 지지를 받고 당선돼 정당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반면 법연원 식당에서 점심을 드시던 할아버지 네분은 “내일부터 뒤집힐끼다”라며 “여전히 한국당을 지지한다”고 했고, 범어사 인사 도중 40대로 보이는 한 여성은 “박근혜는 처넣고서 저런다”며 반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오거돈 후보 약력 ▲1948년 부산 출생 ▲서울대 철학과 ▲부산 동구 구청장 ▲부산시장 권한대행 ▲제13대 해양수산부 장관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부산시장 예비후보가 22일 혜원정사로 들어서 원허스님의 책을 구입하고 싸인을 받고 있다. 사진/최서윤 기자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최서윤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