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상습적으로 자신의 교회 신도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록 만민중앙성결교회 목사에게 징역 15년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재판장 정문성)는 이날 오전 10시 상습준강간 등 혐의를 받는 이 목사에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8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10년간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아동기 때 만민중앙성결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해 이 목사를 신격화하는 교회 분위기에서 이 목사를 신적인 존재로 믿고, 그의 행동을 판단하는 것을 죄로 생각했다”며 “피해자들은이 목사의 행위를 성적 행위가 아닌 하나님의 행위로 받아들이고, 이 목사는 이를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또 “피해자들은 국내 미투 운동을 보고 힘을 모아 밝히자며 고소했다”며 “이들은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일관성 있게 진술했고 세부적인 사정 등을 봐도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을 찾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목사 측의 “(신도들이) 만민중앙교회에서 나갔고 돈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른바 탈만민 세력으로 허위진술을 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경제적으로 힘든 사정을 찾기 어렵다”며 “신도들의 비난을 무릅쓰고 이 목사를 무고할 만한 특별한 사정을 찾아보기 어려우며, 성폭력을 당했다는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심리적 항거불능 상태의 여신도 8명을 4년 동안 수십차례 간음 및 추행했다. 유죄로 인정한 범행 이외에도 고소기간이 끝났거나 특정하기 어려운 시기에 강제추행 등을 당했다는 진술이 있었다”며 상습성을 인정했다. 다만 재판부는 일부 상습추행 및 강간 등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죄 판단했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 대해 “이 목사는 13만명 신도가 있는 대형교회 담임목사로, 피해자들은 그의 말에 복종하는 것이 천국가는 유일한 방법으로 인지했다”며 “지시에 거부하지 못하는 지위를 악용해 20대 피해자들을 상습적으로 추행하거나 집단으로 간음하는 범행을 저질렀고, 범행 경위와 방법이 계획적이고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피해자들과 범행 횟수가 많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목사는 수년에 걸쳐 피해 신도 8명을 42회에 걸쳐 추행하거나 간음한 혐의로 기소됐다.
신도 성폭행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재록 만민중앙교회 목사가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