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시가 저소득 홀몸 어르신에게 꽃과 열매를 맺어 애착을 가질 수 있는 백량금을 반려식물로 보급해 외로움과 우울감을 낮춘다.
서울시는 고령화 사회에 도시농업적 해법을 도입해 65세 이상 저소득 홀몸 어르신 2000명에 반려식물을 보급해 운영한 결과 우울감, 외로움 해소 등의 효과를 얻었다고 23일 밝혔다. 보급 대상자는 서울시 전체 65세 이상 저소득 노인 인구수(6만7632명, 2017년 기준)을 자치구별로 인구 비율에 따라 추천받아 2000명을 선정했다.
반려식물 보급 사업에 참여한 어르신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 결과, 우울감(92점) 및 외로움 해소(93점), 실내 환경개선(93점), 식물에 관심 증가(93점), 향후 사업에 재참여 의사(78점)으로 나타났다. 반려식물은 사람이 정서적으로 의지하고자 가까이 두고 기르는 식물을 의미하며, 적은 비용과 수고로도 신체활동을 통한 건강관리, 정서적 안정 등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올해 반려식물은 관리가 편하고 꽃과 열매가 있어 애착형성이 좋은 백량금이었다. 원예치료사가 정기적으로 자치구 생활 관리사와 동행 방문해 식물 관리 방법을 안내하고, 전화로 수시 관리를 진행하는 등 어르신들이 마음에 위안을 얻고 정서적으로 고립되지 않도록 지원했다.
특히, 반려식물을 정성껏 가꾸신 것에 대한 격려 차원에서 상장을 드리는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어르신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송인옥 원예치료사는 “양천구의 한 어르신께서 고맙다고 수세미를 손수 떠서 제게 주셨는데 아까워서 쓰지 못할 것 같다. 떡갈나무도 언제 심어야 하는지 물어보려고 기다렸다고 하시는 어르신의 모습을 보고 마음이 참 따뜻해졌다”고 말했다.
반려식물 보급 사업은 2017년에 이어 올해 2년째 진행하는 사업으로, 작년에 반려식물을 받아 기르고 있는 어르신 중 희망하는 분들(약 250명)을 대상으로 원예치료사가 전화와 방문 상담을 통해 지속적으로 관리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사업 수행을 맡은 (사)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 박천호 회장은 “도시농업과 사회복지서비스가 만나 홀몸 어르신의 삶의 질 향상, 화훼생산자의 농가 소득 증대, 원예치료사의 일자리 창출 등 일석다조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송임봉 서울시 도시농업과장은 “도시농업을 통해 사회적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들에게 건강한 삶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어, 반려식물의 긍정적인 효과가 확산될 수 있도록 사업을 확대하겠다.”라고 말했다.
서울시로부터 원예식물을 보급받아 키우고 있는 한 홀몸 어르신.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