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걷다 보면 영국대사관에 막혀 끊기던 덕수궁 돌담길 1100m가 하나로 이어졌다.
서울시는 7일 오전 덕수궁 돌담길 주변인 대한성공회 뒷마당에서 박원순 시장, 정재숙 문화재청장, 사이먼 스미스(Simon Smith) 주한영국대사, 서양호 중구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덕수궁 돌담길 개방행사를 가졌다.
서울시는 단절됐던 덕수궁 돌담길을 시민 품으로 되돌려주기 위해 2014년 영국대사관의 문을 두드렸다. 지난해 8월 덕수궁 돌담길 미개방 구간 일부인 대사관 직원 숙소 앞부터 영국대사관 후문까지 100m를 개방한 데 이어, 미완으로 남아있던 나머지 70m 구간인 영국대사관 후문부터 정문까지도 서울시·문화재청이 함께 추진해 1년3개월만에 결실을 맺었다.
새롭게 개방되는 70m구간은 작년 일부 개방 후 서울시와 문화재청이 협업을 통해 연결방안을 모색해 올해 1월 공동추진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4월 문화재심의를 통과하면서 12월 초 공사를 완료했다. 이번 개방은 서울시, 문화재청과 중구청이 긴밀한 협조 속에서 보행길 조성 공사를 진행했다. 시는 영국대사관 정문부터 세종대로까지 기존 돌담길에 문양을 넣어 다시 포장하고, 담장과 어울리는 볼라드를 설치해 보행공간을 확보했으며, 돌담을 따라 은은한 경관조명도 중구청과 함께 설치했다.
문화재청은 덕수궁 담장 안쪽으로 주변과 어울리고 편안하게 걸을 수 있도록 경사로를 보행데크로, 평평한 곳을 흙포장으로 하고, 덕수궁 방문객과의 동선을 분리하고자 목재 난간을 설치했다. 문화재청(덕수궁 관리소)에서 관리하는 덕수궁 담장 안쪽 보행로는 야간 덕수궁 건물들의 안전 등을 고려해 덕수궁 관람시간인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개방하고, 매주 월요일은 덕수궁 휴무로 개방하지 않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덕수궁 돌담길 연인이 함께 걸으면 헤어진다는 말은 이제 걱정할 필요없이 하나로 연결했다”며 “오랜 협의와 노력으로 난관을 극복한 덕수궁 돌담길이 역사와 문화가 함께하는 걷기 좋은 아름다운 길로 사랑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오늘 개방으로 시민분들이 덕수궁 궁궐 주위를 마음껏 둘러볼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하며, 돌담길과 함께 덕수궁도 더욱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문화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 정재숙 문화재청장, 사이먼 스미스(Simon Smith) 주한영국대사, 서양호 중구청장 등이 7일 덕수궁 돌담길을 걷고 있다.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