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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속도전' 주문한 삼성전자
삼성, 국내서 RE100 못 해…"재생에너지가 기업가치 높여"
입력 : 2018-12-20 오후 5:43:56
[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애플·구글·마이크로소프트·페이스북·소니 등 글로벌기업들이 자사 사용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RE100’ 선언을 했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39개국 사업장 중 여건을 갖춘 미국과 유럽, 중국에 한해서만 202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를 달성하겠다는 반쪽짜리 선언을 했다.
 
 
김수진 삼성전자 상무는 더불어민주당 기후변화대응 및 에너지전환산업육성 특별위원회가 20일 출범식을 계기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한 강연회에 참석해 이 같은 선언의 배경에 대해 한국기업인데 한국이 빠진 발표를 하는 데 대해 고민이 많았다고 회고했다. 한국사업장 사용 전력량이 국내 발전량의 67%를 차지하는데,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그에 미치지 못하는 데다 관련 제도도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게 김 상무의 설명이다. 할 수 없이 수원, 화성 등 일부 사업장 내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직접발전에 참여하는 것으로 갈음했다.
 
 
문재인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20%로 확대하는 국가재생에너지발전계획을 갖고 있다. 이중 태양광이 57%로 가장 비중이 높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2030년 태양광 수요 예측치는 국가전체 태양광발전량의 82%를 차지한다. 그만큼을 삼성전자만 공급받는 건 불가능하다. 민간이 사용 가능한 재생에너지 잔여량이 부족하단 얘기다. 김 상무는 우선 재생에너지 발전 총량이 증가해야 하고, PPA(전력구매직접계약) 도입 등 시장구조도 마련해야 한다며 정책과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기업의 RE100 선언은 환경 때문만이 아니라 경제·금융적 판단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김태한 탄소공개정보프로젝트(CDP) 한국위원회 책임연구원은 재생에너지 사용 여부가 향후 기업 가치를 좌우할 것이라고 했다. 신용평가사 S&P가 기후변화 리스크를 무시하는 은행의 신용등급을 강등하고, 미국 맥주브랜드 버드와이저가 재생에너지 100% 사용 라벨링 마케팅을 하는 등 투자자·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요구는 고객사의 압박으로 이어진다는 게 글로벌기업에 주요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전자의 우려다. 친환경 소비를 지향하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 인구)가 최대 소비그룹으로 부상하는 2020년경 기업에게 RE100은 선택이 아닌 생존문제라는 분석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에너지전환정책이 늦으면 제조업 위기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테슬라의 성공을 가능케 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에너지전환정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여소야대 상황에도 불구하고 재임기간 중 정책지원과 연비규제 강화 등 산업 육성을 지속한 결과 이젠 관련 일자리가 각 주에 퍼져 공화당 아성지에서도 정책을 번복하기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출범식엔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참석했다. 위원장을 맡은 우원식 의원은 원전과 화력발전에 의지하는 에너지 쇄국정책은 우리 사업을 위기로 몰아넣을 것이라면 산업육성활동에 적극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기후변화대응 및 에너지전환산업육성 특별위원회 출범식 및 초청강연회'에서 우원식 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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