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시는 한국 최초의 종합 전파탑이자 서울의 랜드마크인 남산서울타워와 1968년 개업한 ‘나폴레옹 과자점’ 등 서울의 발자취가 담긴 유·무형 문화유산 14개를 서울 미래유산으로 27일 선정했다.
서울 미래유산은 시민들의 삶을 담고 있는 근·현대 서울의 유산으로 2012년부터 보존과 활용을 위한 지속적으로 발굴·조사하고 있다. 올해 14개를 추가해 지금까지 미래유산으로 총 461개를 선정했다.
2018년 서울 미래유산에는 국내 최초의 종합 전파탑으로 1975년에 준공되어 효율적인 방송전파 송수신과 관광 전망시설의 기능을 겸비한 복합 문화시설 남산서울타워과 1968년부터 2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제과점이자 국내 제과업계를 이끌어나가는 인재들을 배출해 제과사관학교라고도 불리는 나폴레옹 과자점이 선정됐다.
또 1970년대 강남 개발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건축물인 배재고등학교 아펜젤러기념관과 숙명여자고등학교 도서관이 포함됐다. 1960년대 압축 경제성장 과정을 겪으며 서울의 강북은 인구 과밀화와 심각한 주택난으로 몸살을 앓았다. 이후 개발 초기 생활기반시설이 부족했던 강남으로 인구를 유입하기 위해 다수의 명문고를 정책적으로 강남에 이전시켰다. 배재고의 아펜젤러 기념관과 숙명여고의 도서관 건물은 강북에 있던 모습 그대로를 이축·재건한 것으로 당시 건축 기술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근현대 유산을 남겨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경복궁을 비롯한 주변 문화시설을 고려하여 상부에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을 배치시킨 독특한 형태의 경복궁 지하철역사가 1980년대 서울의 시민생활사를 추억하는 건축물로서 미래유산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근현대 서울을 배경으로 하는 김말봉의 장편소설 ‘찔레꽃’, 최현배의 수필 ‘사주오 두부 장수’ 등 총 7건의 무형유산을 추가했다.
일제강점기를 대표하는 통속소설가 김말봉의 대표작 ‘찔레꽃’은 1937년 조선일보에 연재하며 대중적 인기를 얻은 장편소설로 ‘종로2정목(종로2가)’, ‘본정통(충무로)’, ‘황금정(을지로)’ 등 일제강점기 경성부를 배경으로 한다. 국어학자로 알려진 최현배의 수필 ‘사주오 두부 장수’는 시골내기 작가가 종로구 행촌동에 거주하며 바라본 서울의 진기한 풍경, 거리의 행상들이 물건을 파는 모습과 일화를 해학적으로 풀어냈다.
서울 미래유산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발굴과 보존을 원칙으로 하며, 사실 검증과 자료 수집을 거쳐 소유자의 보존의지를 확인하는 동의절차를 거쳐 선정한다. 미래유산 인증서와 동판 형태의 표식을 교부하고 영세한 미래유산에는 수리비와 홍보물 제작을 지원한다.
서정협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서울 미래유산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익숙한 것이지만, 다음세대에게 전달된다면 빛나는 보물이 될 수 있는 유·무형의 자산”이라고 말했다.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된 나폴레옹 과자점의 옛 모습.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