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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금감원, 보험부문 카르텔 위중하게 인식해야
입력 : 2019-01-15 오전 10:00:00
고재인 금융부장
요즘 금융권에서 금융감독원 임원인사 파행을 두고 말이 많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수장이 교체됐을 때 수장이 자신의 경영철학을 잘 이행할 수 있는 임원들의 인사권을 행사하면서 수장의 역량을 보여주기 마련이다. 그래서 기업들의 수장이 바뀌었을때 첫 번째 인사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윤석헌 원장은 지난 5월 취임 후 제대로 된 인사를 하지 않았다. 이례적인 수장 교체 사태로 어수선한 금감원에 안정이 먼저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융권에서는 당연히 새해를 맞이하면서 윤 원장이 자신의 경영철학이 담긴 사실상 첫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보험부문 임원이 사퇴를 하지 않겠다며 반기를 들면서 윤 원장의 첫 번째 인사에 제동이 걸렸다. 최근 1~2년 새에 금융감독원장이 세 차례나 바뀌는 이례적인 사태가 발생한 후 이번에는 금감원장 임원 인사에 반기를 드는 내부 임원까지 나오고 있어 금감원이 흔들리고 있는 모양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보험감독원 출신의 후배에게 임원자리를 물려줘야 하는데 한국은행 출신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눈에 띈다. 보험감독원 출신 직원들도 반기를 든 보험담당 임원에게 힘을 실어주는 형국이다. 보험업을 모르는 임원이 오면 제대로 된 보험업계 감독이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보험부문 임원은 보험감독원 출신이 아니면 안된다는 것이다. 
 
누가 봐도 카르텔이다. 
 
과거 보험 관련 소비자 피해 문제를 취재할 때 금감원 보험부문 담당 팀장과 국장이 했던 말들이 생각이 난다. "소비자 피해는 잘 봐야 합니다. 보험업을 잘 몰라서 그런 것입니다. 보험사들이 망하면 소비자가 더 피해를 봅니다. 보험사 입장도 생각해줘야 합니다."
 
지금 금감원 임원 인사 파행을 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금감원 내의 보험부문 카르텔과 업계와 유착의 문제가 긴밀하게 연결된 모습이 보인다. 보험업을 잘 아는 임원이 돼야 한다는 것이 바로 이것 때문이란 말인가. 
 
짚어볼 것이 있다. 금융권 민원 왕이 어느 업권이냐는 것이다. 절대적인 점유율을 차지하는 곳이 보험업계다. 미래 일어날 일에 대한 피해를 보상해주는 업종 특성상 민원이 많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금융권 민원 중 보험이 60.9%로 은행 11.5%, 비은행 23.3%, 금융투자 4.3%보다 월등한 차이로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보험업계가 노력한다고 하지만 꾸준히 60%대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바뀌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보험금 지급에 관련해서는 더욱 그렇다. 작년 즉시연금 미지급 사태로 작년 상반기 삼성생명의 민원 건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나 늘었다. 
 
진정으로 소비자 민원을 줄이기 위해서는 보험을 잘 모르는 소비자에게 보험을 판매하지 말던가 보험을 쉽고 명확하게 이해시키고 판매해 보상을 제대로 해주던 가 확실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윤석헌 원장은 소비자피해 보상 문제에서 해결되지 않은 즉시연금 사태의 해결사를 찾아 이번 임원인사를 감행하려고 했다가 보험 카르텔과 보험업계 유착이라는 저항의 벽에 부딪히게 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금융사에게 무조건적 칼을 들이대는 것은 관치다. 하지만 소비자 피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관치가 아니라 국민권익 보호의 문제다.
 
과도한 소비자 보호가 금융산업 발전에 발목을 잡기도 하지만 소비자 보호는 중요한 문제이고 지속적으로 개선돼야 할 문제이다.
 
소비자 보호의 중책을 맡고 있는 기관이 금감원이다. 금감원 내부 조직원들은 이번 사태를 위중한 상황으로 인식해할 것이다.
 
고재인 금융부장
고재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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