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강원 지역에서 4일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이 건조한 대기와 강한 바람 영향으로 삽시간에 번지면서 인근 주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아직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고 있지만,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소방청은 이날 오후 10시부로 전국 소방차들을 강원 산불 화재지역으로 출동할 것을 지시했다.
4일 오후 7시17분께 강원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속초시내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속초시 장사동으로 산불이 접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독자 김순대씨 제공)
강원 소방통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20분쯤 고성군 미시령 내 일성콘도 인근에서 발생한 산불은 오후 9시30분 현재 속초 외곽까지 번지고 있다. 이 때문에 고성은 물론 속초 일대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고 소방력이 증원됐지만 불이 시내로 옮겨 붙을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금까지 투입된 소방대원 등 78명과 소방차 등 장비 23대가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초속 7.3m의 강풍과 실효습도 22% 수준의 건조한 대기 때문에 불길은 쉽게 잡히지 않고 있다. 이에 서울소방본부가 펌프차 3대, 물탱크차 12대 등 15대의 소방차를 고성으로 투입했고 경기와 충북 소방본부에서도 소방력을 지원했다.
소방 당국은 불길을 잡느라 아직 정확한 화재원인을 파악하지 못했지만 미시령 관통도로 요금소 인근 도로변 변압기가 터지면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보다 앞서 이날 오후 2시45분쯤 강원 인제군 남전리 약수터 인근 야산에서 발생한 불은 바람을 따라 현재 북쪽으로 이동 중이다. 현재까지 진화율은 50% 수준으로, 소방 당국은 불길이 번질 우려가 있는 인근 주민들에게 실시간으로 대피령을 내리고 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