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레미콘차량 운전기사의 노동가동연한을 65세로 인정한 첫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지난 2월 대법원전원합의체가 입장을 바꿔 노동가동연한을 기존 60세에서 65세로 상향시켜야 한다고 판단한 이후 처음 나온 판결이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차량 수리 중 정비사 실수로 눈을 크게 다친 이모씨가 해당 정비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이씨의 가동연한을 60세로 보고 “피고는 원고에게 5195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깨고, 손해배상액을 다시 산정하라며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되돌려 보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우리나라 사회·경제적 구조와 생활여건이 급속하게 향상·발전하고 법제도가 정비·개선됨에 따라 종전 전원합의체 판결 당시 경험칙의 기초가 됐던 제반사정들이 현저히 변했기 때문에, 노동 가동연한을 60세로 본 종전의 견해는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게 됐다"며 "이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만 60세를 넘어 65세까지도 가동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합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다면 제반사정들을 좃해 경험칙상 추정되는 육체노동 가동연한을 도출하거나 경험칙상 추정되는 육체노영의 가동연한을 도출하거나 망인의 가동연한을 새로이 도출된 경험칙상 가동연한과 달리 인정할 만한 특별한 구체적 사정이 있는지를 심리했어야 하는데도 막연히 종전 경험칙 따라 망인의 가동연한을 만 60세 될 때까지 단정한 원심은 관련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판시했다.
이씨는 2015년 자동차를 고치기 위해 정비업체를 찾았고, 정비직원 A씨가 작업 중 과실로 튕겨낸 자동차 부품에 눈을 맞아 실명위기까지 마주쳤다. 이에 이씨가 A씨를 상대로 소송을 내면서 노동 가동연한을 65세로 주장했지만 1, 2심은 60세로 인정했다. 이에 이씨가 상고했다.
같은 날 대법원은 2014년 2월 운전 중 교통사고로 사망한 배모씨의 유족들이 보험사를 상대로 낸 소송 상고심에서도 같은 취지로 판단했다.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