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한국을 상대로 위법적 수출규제에 나선 일본 정부가 정작 자유무역을 강조한 통상백서를 발표했다. 현재 한국을 상대로한 무역정책에 대한 모순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다.
송기호 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통상위원장이 19일 지적한 바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 16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19 통상백서>를 펴냈다. 이 백서는 일본 정부의 통상정책의 구조와 지향점을 공식적으로 제시한 문건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지난 16일 펴낸 <2019 통상백서> 122쪽. 출처/일본 경제산업성
송 전 위원장에 따르면, 백서는 세계경제를 '국가를 뛰어 넘어 밀접히 결합되는 'GVC(global value chain, 글로벌 가치사슬)'로 정의하고 있다. 'GVC'란 맥킨지 컨설팅(McKinsey Consulting)에서 최초로 제시하고,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의 마이클 포터(M.Porter) 교수가 발전시켜 대중적으로 널리 알린 개념으로, 세계 각 국의 어떤 기업도 독자적으로는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특히 백서 122쪽에는 '''국제 생산 활동의 연쇄에서 장애가 생기면 양국 사이 문제에 그치지 않고 전체 국제시스템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일본 정부가 강행하고 있는 대 한국 무역 정책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지난 16일 펴낸 <2019 통상백서> 255쪽. 출처/일본 경제산업성
또 250쪽에서는 자유무역을 짓누르는 위기와 하이테크 기술 패권, 무역제한조치의 폐해를 분석하고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의 확대가 불가결하다"고 결론내고 있다.
송 전 위원장은 "일본 정부가 정부 통상백서에서 정부의 통상정책으로 국제분업질서를 강조하고 무역제한조치의 폐해를 지적한 것을 보면, 일본의 대 한국 수출규제를 자유무역의 큰 틀 안에서 주도권을 가지고 조절·관리할 것이 예상된다"며 "그러나 이 시도는 여전히 자의적이고 차별적으로, 명백한 WTO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